▷ 한수진/사회자:
국제결혼을 하고도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는 외국인 신부들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서라고 하는데요. 결혼이 성적순이냐 하는 비판도 있고요. 한국에 들어와서 살려면 기본적인 한국어를 할 줄 알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갑론을박도 일고 있습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한국염 상임대표 연결해서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대표님, 나와 계십니까?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난해 국제결혼 관련법이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요, 법이 어떻게 바뀐 건가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작년 4월부터 ‘결혼이민자 비자강화정책’이라는 것이 나왔어요. 외국인 신부한테는 한국어가 일정 수준 돼야 한국에 입국할 수 있는 비자를 준다는 것이고요. 한국인 배우자 경우에는 국제결혼을 하기 위해서 재산이라든지 주거, 이런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야지 배우자의 결혼이민자 비자를 주겠다는 그런 정책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 이런 법규를 마련했을까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법무부 얘기에 의하면 무분별한 결혼을 방지하고, 그리고 너무 의사소통이 안돼서 결혼상에서 일어나는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정책으로 마련된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외국에서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결혼을 해요, 그래서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면, 무조건 이런 법규 적용을 받는 건가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그렇지는 않습니다. 두 배우자 간에 서로 의사소통이 된다는 것이 확인되면 꼭 한국어가 아니더라도 상관이 없고요. 그 다음에 한국어 아니면 의사소통이 안 되는 그런 부부들 얘기를 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국제결혼으로 지금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다 보니까 이런 어떤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 것 같아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네.
▷ 한수진/사회자:
이전에는 이런 제한조치가 없었던 거죠?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입국할 때 그런 제한조치는 별로 없었고요. 한국에 들어와서 영주권이나 국적을 취득할 때, 일정 한국어가 돼야지 영주권이나 국적을 주는 제도는 있었죠.
▷ 한수진/사회자:
한국어 능력을 입국 기본요건으로 명시한 게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얼마 전에 이것 때문에 사고도 있었다고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예. 한국인 국제결혼하신 분이, 배우자가 들어오지 못해가지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죠. 그래서 국제결혼 중개업자들이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고, 이런 식의, 앞으로도 사고가 더 일어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기에 대해서 불만이 상당히 많군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네, 한국에서는 한국인 배우자 죽은 게 문제가 되는데, 사실 더 큰 문제는 결혼을 하고도 첫날밤까지, 소위 합방 절차까지 거친 외국인 배우자들이 한국어 때문에 들어올 수가 없다는데도 또 하나의 큰 문제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현지에서 결혼식을 마쳤는데...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혼인신고도 끝났고, 그리고 합방 절차까지도 끝났는데, 이 여성들이 한국인 남편의 자격이나 본인의 한국어 실력 때문에 입국을 못 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대표님, 어떻게 이 문제를 좀 봐야 될까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현재 한국어 때문에 입국을 못 하는 것들이, 그렇다면 아예 이런 허가 자체를, 결혼하기 전에 규제를 해야 되는 거지, 결혼까지 다 한 다음에 의미가 있느냐 하는 것들을 저희가 이미 법무부에, 작년에 이 제도 시행하기 전에 이의제기를 했었습니다. 근데 법무부는 ‘건전한 혼인생활 유지’라는 입장에서 강하게 밀어붙인 거고요.
▷ 한수진/사회자:
법이 만들어질 때부터 문제제기를 하신 거군요? 이런 일이 발생할 걸 예상하신 거예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결혼 전에 차라리 규제를 해라, 현지에서 이미 결혼을 했는데 이런 기준 적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그렇죠. 사실은 법무부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봐도 ‘혼인이 사적 영역인데, 결혼 전에 이런 조건 때문에 국가의 규제를 받아야 되느냐.’하는 건 인권적으로, 또 기본권이 문제가 되는 거죠. 법무부는 법무부가 할 수 있는, 법무부의 권력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든 거고요.
▷ 한수진/사회자:
한국어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그러니까 제대로 된 교육을 좀 받을 수 있는 교육 시설은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저희가 이 제도 시행하기 전에 또 제안을 했던 건데. 인프라가 다 갖춰진 다음에 이 제도를 만들어야지, 인프라도 제대로 안 갖춰놓고 이 제도 시행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얘길 했어요. 왜냐하면 아시아 여러 나라에 세종학당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굉장히 제한적으로 있습니다. 대개 대도시 중심으로 하나씩 있는 입장인데, 그렇게 되면 지역에 살고 있는 이주 여성들은 한국어 학당을 가서 공부하기가 굉장히 힘든 여건이죠. 교육시설은 제대로 갖춰놓지 않고 이런 제도부터 시행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배울 수 없는 여건에서 이 한국어 교육을, 한국어를 강요하다 보니까 문제가 생기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시험이 쉽지도 않은 모양이에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글쎄 법무부에서는 굉장히 기초라고 애기를 하는데. 한국어 수준 능력시험의 1단계를 적용을 하고 있거든요? 국인들이 볼 때는 별 거 아닌데, 현지에 사는 분들이 할 때는 가서 집중적으로 배우지 않으면 불가능한 거죠.
▷ 한수진/사회자:
외국인 여성들이 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봐야 되겠네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뭐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우리가 일상, 살면서 배우기도 힘든데, 가서 일정 기간 배워야 되니까 더 힘든 문제가 있죠.
▷ 한수진/사회자:
관련법이 마련되고 난 이후에 실제 결혼이민자의 수는 어떻습니까?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 여가부가 지원을 해서 현지에서 결혼하신 분들 사전 교육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요. UN 여성인권정책센터인데. 거기에서 통계를 낸 거에 의하면, 2013년에 5,708명이었는데 작년에는 2,967명. 절반 가까이 줄어든 거죠. 이렇게 해서 국제결혼이 줄어든 걸로 나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대표님, 또 기초적인 한국어 알지 못한 채 한국에 들어왔다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요. 그 피해를 외국인 신부들이 고스란히 또 떠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사전 예
방조치를 꼭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법무부 입장을 뭐 저희가 이해 못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한국인 남편들의 생활 여건, 경제적 여건이라든지 주거 여타의 문제, 또 상습적으로 결혼하는 것에 대해서 5년 안에 비자를 안 준다, 이런 식의 제한은 저희가 이해가 가는데요. 한국에서 저희가 실제로 인권문제에 부딪치거나 이혼하시는 분들 보면, 한국어 의사소통 때문에 여성들이 불편을, 의사소통 문제 때문에 집을 나오거나 이런 것보다는 인식의 문제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부딪치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인식의 문제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네, 그래서 한국에서 충분하게 여성들이 들어와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면 이 문제가 해결이 된다고 보는 거죠. 지금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군 단위 해서 220개 정도 있는데, 농어촌에는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관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차라리 기초생활지역에서, 주민자치센터나 이런 데에서 한국어 교육을 다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여성들이 아무 데서나 배울 수 있는, 이런 것들을 한다면 혼인을 한 다음에 못 들어오는 이런 일은 없어지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일단은 결혼을 하게 된 다음에 들어와서, 한국에 들어와서 좀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 어떻겠느냐, 이런 말씀이신 거죠?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네. 저희가 그것도 제안을 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사실 한국에서 살다 보면, 언어는 더 빨리 늘 수도 있는 거니까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네.
▷ 한수진/사회자: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여러 가지 부담도 적고, 이게 더 효율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현지에서 한국어 교육 기관을 만드는 것 자체도 상당한 예산이 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보완책이 필요해 보이네요.
▶ 한국염 상임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원래 세종학당이라는 게 외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한국어 가르쳐주게 돼 있는 거거든요. 이게 그런데 결혼이민자에게 적용하는 시스템도 문제가 있는 거고.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보안 대책이 좀 필요해보입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염 상임대표와 말씀 나눴습니다.
<기사 출처 : S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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