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2일 화요일

'투병소녀 위한 애완견' 소송서 뉴욕 아파트 건물주 패소



척추병을 앓는 17세 소녀를 위해 소녀의 이모가 아침마다 자신이 키우는 개를 데려다 주고, 저녁 퇴근길에 데려갔다.

소녀는 애완견을 금지한 아파트 건물주와의 임대차 계약을 어긴 것인가. 

미국 뉴욕 브롱크스 법원은 지난 8월 이에 대해 계약위반으로 볼 수 없다면서 이 아파트 건물주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하고 소녀의 손을 들어줬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애완견인 포메라니안 '쿠키'는 일주일에 2∼4회씩 낮 시간을 소녀와 보냈다. 

소녀의 어머니는 척추측만증 수술 후 재활치료 중이고, 우울증과 불안증까지 있는 딸에게 이 개가 위안이었다고 말했다. 

또 개가 낮 시간에 방문객처럼 아파트에 있었을 뿐, 집에서 사육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파트 측은 개 짖는 소리를 여러 번 들었다면서, 이 개가 이웃에게 방해가 됐다는 주장을 폈다. 

2013년에는 "개를 당장 없애지 않으면 퇴거명령을 내리겠다"며 소녀의 가족에게 통지한 적도 있었다. 

브롱크스 주거법원의 자비에 바거스 판사는 지난 8월 24일 사건을 기각하면서 '쿠키'가 이 아파트에서 밤에 잠을 잤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소녀의 가족은 계약을 위반한 게 아니라고 밝혔다. 

아파트 측에 대해서는 '개사육 금지'를 명시한 계약서 사본을 제출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개가 소란을 피웠다는 점도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리와 별개로 이 결정에는 소녀에 대한 동정심이 깔려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미 법무부도 장애를 가진 입주민의 권리가 침해받지 않도록 건물주는 정서적으로 도움을 주는 동물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 같은 사건이 주목받는 까닭은 애완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세입자와 건물주가 충돌하는 사례가 미국서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월세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뉴욕에서는 세입자가 갈수록 불리한 입장이다. 

애완견 입주를 허용받기 위해 건물주에게 일부러 얌전하게 찍힌 애완견의 사진을 제출하거나, 애완견에게 진정제를 먹이고 보여준 사례도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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