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4일 월요일

후쿠시마원전 20km권 피난명령 첫 해제

 “빨리 귀환하지 않으면 마음에 병을 얻게 될 노인들이 늘고 있습니다.”(71·노미타 리미코)

“작은딸이 세살입니다. 아이를 가진 부모 처지에서 생각해 주세요.”(38·쓰보이 히데유키)

23일 오후 1시.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현 다무라시가 함께 진행한 주민 설명회가 열린 시내 보건센터로 주민 100여명이 모였다. 아카바 가즈요시 원자력재해현지대책본부 본부장은 “피난 지시는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의 자유를 가로막는 명령이다”라며, 4월1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과 가까운 다무라시의 동부 지역인 미야코지 지구와 관련한 피난 지시를 해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사히신문> 등은 “이번 조처가 시행되면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피난 지시가 내려진 원전 20㎞ 반경 안에서 처음으로 주민들의 귀환이 이뤄지게 된다”고 보도했다. 미야코지 지구의 인구는 3000명, 이 가운데 20㎞ 반경에 포함된 지역의 주민은 360명 정도다.

주민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고향에서 농업 또는 사업을 하던 이들은 조기 귀향을 바라지만, 성장기 아이를 키우는 주민은 제염(지표면의 방사능 물질을 제거하려고 표층의 흙을 떠내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돌아가도 될까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추가 제염이나 배상의 부담을 줄이려는 정부는 피난 지시 해제를 서두르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짚었다. 다무라시 미야코지 지구의 주민 가운데도 20㎞ 경계선 안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따라 보상액에 큰 차이가 난다. 피난지시구역 밖 주민은 1인당 10만엔씩 받던 위사료(위로금)가 2012년 8월 끊겼지만, 지구 안 사람들은 여전히 이 돈을 받고 있다. 지구가 해제되면 정부는 이 돈을 주지 않아도 된다.

제염도 문제다. 세 딸의 아버지인 쓰보이는 이날 회의장에서 집 근처에 있는 높이 4~5m 경사면의 제염을 요구했다. 쓰보이가 사는 주택의 제염은 지난해 6월 끝났지만, 집 주변 곳곳이 제염 대상에서 제외된 탓이다.

<아사히신문>은 다무라시를 포함한 후쿠시마현 7개 기초 지자체가 2년 안에 피난지시구역 해제를 검토하고 있어 3만여명의 주민이 (귀향할지 말지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출처 : 한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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