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1일 화요일

‘iOS7.1’ 뭐가 달라졌냐고요?

iOS7.1이 드디어 정식 공개됐습니다. 최근 SSL 보안 문제를 비롯해 화면이 하얗게 되면서 멈추는 버그 등으로 아직까지 ‘iOS7’은 ‘진화중’이라는 딱지를 떼지 못했기에, 새 버전의 OS에 대한 갈증은 꽤 심했습니다. 

이와 달리 iOS7.1은 베타판부터 큰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애플은 개발자만 대상으로 베타판을 배포했다가, 3월11일 새벽 아주 조용히 정식판 업데이트를 발표했습니다. 저는 베타판을 오랫동안 써 왔기에 정식판에서 크게 달라졌다는 감흥을 받지는 못했지만, 대부분 이용자는 반가웠으리라 생각됩니다. 그간 iOS7.1 베타 버전을 쓰면서 느꼈던 점들을 정리해봅니다. 

iphone5C_6 

성능, 이제야 제대로 

일단 성능이 달라졌지요. 저는 지난해 11월부터 iOS7.1의 베타판을 써 왔습니다. 7.1은 7.0에서 지적됐던 부분들을 고치는, 이른바 7세대 운영체제의 완성판 격인데 당시에도 깜짝 놀랄 정도로 성능의 변화가 와 닿았습니다. 이미 '아이폰5S'는 iOS7을 돌리기에 충분한 성능을 냈지만 iOS7.1은 같은 기기라도 iOS7이 느려보일 정도로 빠릿빠릿합니다. 애플은 기술적인 부분을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아이폰4에 대한 성능 향상’을 업데이트 리포트에 넣었습니다. 쓰시는 분들도 아이폰4는 확연히 빨라졌다는 반응입니다. 

눈으로 보기에도 버벅임이 좀 줄어들었고, 화면이 전환되는 효과에서 프레임을 줄였는지 미세하지만 빨라졌습니다. 이 때문에 전반적으로 성능을 끌어올렸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건 꼭 메뉴 화면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고 iOS7.1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합니다. 현재 가장 빠른 아이폰5S나 '아이패드 에어' 등에서도 확연히 빨라졌습니다. 간결한 iOS6와 차이는 계속 느껴지긴 하지만 하드웨어가 가진 제 속도를 이제 낸다고 보면 됩니다. 

iOS7_1_update 

돌아온 캘린더 이벤트 표시창 

iOS의 캘린더, 잘 쓰시나요? 저는 꾸준히 써 왔는데 iOS7이 나오면서 ‘이걸 계속 써야 하나’라고 고민했습니다. 미적인 디자인은 둘째치고 일정 보는 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저는 아이폰OS2.0 시절부터 월간 캘린더를 쓰고 날짜를 누르면 달력 아래에 나오는 목록을 확인하는 식으로 일정을 확인했는데, iOS7.0에 들어서면서 이 목록이 사라졌습니다. 대신 월별 캘린더에서 특정 날짜를 누르면 일간 일정으로 화면이 바뀝니다. 나름 논리적인 UI라는 걸 부정하진 않겠지만 사용성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결국 다른 캘린더를 기웃거리던 차에 iOS7.1 베타판부터 이 부분이 개선됐습니다. 

설명이 길었습니다. 네, 월간 캘린더의 각 날짜 일정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칸이 되돌아왔습니다. 대신 열었다 닫았다 하는 버튼을 두어 iOS7처럼도 쓸 수 있게 했습니다. 

iOS7_calendar 

UX는 진화중 

iOS7은 그간 iOS의 기본 원칙이었던 스큐어모피즘, 그러니까 버튼은 진짜 버튼처럼, 메모앱은 진짜 메모지처럼 디자인하는 것을 근본부터 부정했습니다. 그렇게 사라진 대표적인 것이 ‘밀어서 잠금해제’ 슬라이드였습니다. 좀 어색하긴 했지만 어디를 밀어도 잠금이 풀리니 썩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전원 끄기라든가 걸려온 전화를 받는 화면 등에서는 ‘잘 아니까 알아듣고 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들이 다시 버튼, 스위치라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전화 앱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버튼 모양을 없애기 위해 글씨가 써 있는 글상자에 색만 칠했던 것에서 다이얼 버튼과 마찬가지로 동그란 아이콘을 썼습니다. 버튼이라는 느낌이 확실하고 동그란 버튼과 전화번호부 사진이 잘 맞물려서 디자인의 일관성도 잡혔습니다. 이미 베타테스트때 잘 알려진 것처럼 메시지나 전화의 녹색 아이콘 색이 차분해진 것도 정식 버전에 반영됐습니다. 

iOS7_1_4 

시리, "내 말 끝났어" 

음성인식 비서 '시리'는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시리에서 미묘하게 불편하던 게 있었는데 바로 명령을 끝내는 부분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겁니다. 이건 꼭 시리 뿐이 아닙니다. 모든 음성비서 앱들은 비슷한 고민이 있는데 어떤 건 너무 빨리, 어떤 건 너무 늦게 명령이 끝났다고 판단합니다. 미묘한 침묵이 흐르거나 숨을 쉬는 사이에 종료되는 상황이죠. 

iOS7.1의 시리는 홈 버튼을 길게 눌러 ‘띠링’ 소리가 난 다음에 자동으로 명령의 끝을 알아채는 방식을 그대로 쓰지만 다른 한편으로 버튼을 누른채로 명령을 내린 뒤 버튼에서 손을 떼면 음성 입력을 마칩니다. 버튼을 누르고 떼는 동작을 명령의 시작과 끝으로 약속한 건데, 사소하지만 의외로 편하군요. 

페이스타임 부재중 표시 

페이스타임 오디오의 음질이 꽤 괜찮고 해외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무료로 쓸 수 있어서 종종 페이스타임을 쓰곤 합니다. 그런데 아이폰에서 페이스타임으로 걸려온 전화나 영상채팅을 하고 나면 아이패드에 부재중 전화 표시가 남습니다. ‘내가 못 받은 페이스타임이 있었나?’ 생각이 남아 있었는데, 받은 전화에 대해서는 부재중 처리를 하지 않는군요. 

터치아이디 속도 빨라져 

터치아이디는 분명 아이폰5S를 아주 편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입니다. 귀찮아서 암호로 잘 잠그지 않는 저도 터치아이디를 쓰는 게 더 빨리 잠금을 풀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해제하지 않고 씁니다. 오히려 아이패드를 쓰면서 화면을 켜고 미는 과정 자체가 답답할 지경입니다. 그런데 이 터치아이디가 쓰면 쓸수록 느려진다는 이야기가 꽤 들렸습니다. 저도 아무렇게나 찍어도 잘 읽던 터치아이디가 한번씩 ‘왜 이렇게 안 읽히지?’라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신경쓰고 손가락을 대 보면 묘하게 다시 잘 읽히는 것 같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분명 7.1에서는 터치아이디의 인식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iOS7이 약간 대고 있다가 뗀다는 느낌이었다면 iOS7.1은 터치아이디를 의식하지 않아도 그냥 홈버튼을 누르면 곧장 화면이 켜집니다. 

iphone08 

베타→정식판 OTA 업데이트 

저는 1년의 절반 정도를 베타판 운영체제를 씁니다. 그런데 문제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베타테스트를 마치고 정식판이 나오면 업데이트가 쉽지 않았습니다. iOS5나 6이 나왔을 때는 아예 초기화를 했었고 iOS7에서는 설치 파일을 내려받은 뒤에 아이튠즈를 이용해 강제 업데이를 했습니다. 찜찜하긴 했지만 데이터를 날리는 것보다는 나았습니다. 이번 iOS7.1은 혹시나 해서 보니 OTA를 이용해 베타5 버전에서 정식으로 판올림해주더군요. 대신 7.0.6에서 부분 파일을 업데이트하면 설치 파일이 300MB 남짓한데 베타판에서 업데이트하니 설치 파일만 1.4GB나 됩니다. 새 이미지를 통째로 내려받아 설치하는 겁니다. 용량이 커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리긴 하지만 몇 분 정도 차이일 뿐이고, 대신 마음은 한결 편합니다. 
iOS7_1 
자동차에 연결된다는 카플레이 
iOS7에 'iOS인더카'가 들어갔는데 이게 iOS7.1을 통해 '카플레이'로 업데이트됐습니다. 기능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 차량이 나오지 않아서 당장 효용성을 판단하기는 어렵군요. 
아직도… 

주소록 검색 체계가 좀 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iOS의 주소록에 성과 이름을 나눠 입력하면 검색할 때도 나눠 찾아야 합니다. ‘홍길동’을 검색하려면 ‘홍 길동’이라고 쳐야 합니다. 그나마도 iOS6까지는 주소록에서 보이기도 ‘홍 길동’으로 보이던 게 iOS7에서 붙어 보이도록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검색할 때는 한 칸 떼어야 합니다. 시스템적인 버그는 아니지만 한국의 이름 쓰는 문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음 버전에서는 고쳐지리라 기대해봅니다.
<기사 출처 : 블로터닷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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