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4일 금요일

비 맞고 물 쏟아도 ‘안심’ vs 커지고 무거워져 ‘부담’


삼성전자의 ‘갤럭시S5’

방수·방진폰 ‘대세’ 될까?

삼성 갤럭시S5 방수·방진 채택

소니 스마트폰·태블릿 모두 방수

생활 방수로 고장 걱정 덜었지만

기능 넣느라 디자인·무게 손해도 


스마트폰에 물과 먼지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주는 방수·방진 기술이 채택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에 물을 쏟거나 화장실 등에서 물에 빠뜨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환영하고 나선 반면, 부작용이 만만찮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이 기술이 주류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 플래그십 모델에도 속속 채택 남보다 먼저 방수 기능을 스마트폰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은 업체는 소니다. 소니는 자사의 플래그십(기함·대표) 모델인 ‘엑스페리아 Z1’을 아예 방수폰으로 만들었고, 최근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한 후속작 ‘Z2’(오른쪽 사진)에도 방수·방진 기술을 채택했다. 일본은 기후가 습하고 여름 장마가 길어 휴대전화에 방수 기능이 거의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엘지유플러스(LGU+)가 국내에 판매했던 ‘카시오 지즈원’도 방수가 된다는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소니는 한발 더 나아가 자사의 대표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을 모두 방수 모델로 만들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소니는 전시 부스에다 아예 조그만 분수와 함께 제품들을 전시하기도 했다. 소니 하면 방수가 떠오르게 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스페인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한 후속작 ‘Z2’

방수·방진 기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5’(왼쪽)에 채택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 때는 액티브라는 이름으로 방수·방진이 되는 파생모델을 선보인 바 있는데, 이번에는 기본 모델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안드로이드폰에 이 기능이 들어가자 엘지전자 등 다른 브랜드들도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방수·방진 기능을 넣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빠졌다.

■ 방수·방진 꼭 필요한가 방수·방진이 돼서 나쁠 것은 없다. 스마트폰의 침수 피해가 종종 일어나는 일인데다, 등산이나 낚시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기능이기 때문이다. 방진 기능 또한 스마트폰의 수명을 늘리는 데 필요한 기술 중 하나다. 기기 틈새로 유입된 작은 먼지는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삼성전자 쪽은 침수에 대한 잠재적인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용 환경에도 제약을 덜 받게 된다는 점을 방수 기능 채택의 이유로 내세운다. 보통 스마트폰은 하루 종일 손에 들려 사용되는데, 비가 올 때나 습기·먼지가 많은 곳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용자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엑스페리아 Z1이나 모토로라 ‘디파이’, 갤럭시S4 액티브 등 방수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사람들은 샤워할 때 근처에 놓고 음악을 틀어놓는다든지, 목욕탕에서도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 커지고 무거워져 방수 기능을 채택하려면 희생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 갤럭시S5만 봐도 크기가 갤럭시S4에 비해 훨씬 커졌다. 지금까지는 화면이 커져도 베젤(화면 테두리)을 줄여 전체 크기는 별 차이가 없고, 두께는 오히려 줄어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두께는 7.9㎜(갤럭시S4 LTE-A)에서 8.1㎜로 늘었고, 무게는 131g에서 145g으로 늘었다. 방수를 위해 부품 사이를 밀봉하는 등 추가적인 처리를 한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방수가 완벽한 것도 아니다. 갤럭시S5의 방수 등급은 IP67로, 1m 수심에서 30분 정도 버티는 수준이다.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는 물을 그대로 맞는 등 갑자기 강한 수압을 받는 경우에는 물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수영장에 갖고 가서 노는 것도 안 된다. 소니의 엑스페리아 Z2는 IP58 등급인데, 방수는 거의 완벽하지만 배터리를 교환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수가 트렌드인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디자인이나 무게 등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수리 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 소비자에게 어느 것이 최선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사후에 방수 코팅하는 기술도 계속 나오고 있다. 저온 저압 나노코팅을 이용해 물체 표면에 미세한 공기층을 형성시켜 생활방수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아이림케이오가 에스케이텔레콤(SKT)과 공동으로 ‘게코드라이’ 서비스를 시행했고, 현재는 할인된 가격(2만9900원)에 기존 폰을 방수폰으로 만들어준다. 
<기사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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