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8일 목요일

4+1 법칙만 알면…당신도 연말 손님 상차림 高手


‘이촌동 가정요리 선생님’ 우정욱씨가 자기 집에서 손님상 차리기 요령을 직접 보여줬다. “음식은 자신 있는 것으로 서너 가지만 ‘임팩트 있게’ 준비하세요. 가짓수가 많으면 만드는 사람도 힘들고, 먹는 손님도 나중에 뭘 먹었나 기억이 잘 나지 않거든요.”

'이촌동 가정요리 선생님' 우정욱씨의 비법

대한민국에서 '손님 초대하기 대회'가 열린다면, '이촌동 가정요리 선생님'으로 이름난 우정욱(52)씨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일 것이다. "남편이나 저나 사람을 불러 먹이는 일을 워낙 좋아해요. 한 달에 두 번 이상 손님 초대 식사가 있으니까 일 년이면 스무 번 이상일 거예요. 그것도 많이 줄어서 그런 거예요. 옛날에는 더했죠. 결혼하고서 이사를 세 번 했는데, 집들이 상만 스무 번 넘게 차렸다니까요."

"이제는 누가 오신다고 하면 대충 메뉴가 머리에 정리된다"는 우정욱('좋은 사람 행복한 요리' 저자)씨에게 손님상 잘 차리는 법을 물었다. 15년 동안 가정요리를 가르쳐온 그는 "너무 요리 가짓수를 많이 준비하지 마라"고 한 문장으로 말했다. 유명 요리선생님이라면 화려한 음식을 끝도 없이 준비할 줄 알았는데, 의외의 답변이었다. "결혼 초기 손님들이 오신다고 하면 의욕이 넘쳐서 이것저것 잔뜩 음식을 준비했어요. 손님들이 맛있게 드셨지만, 가짓수가 너무 많다 보니 다 끝나고 뭘 드셨는지 잘 모르더라고요. 음식 하는 사람도 힘이 들고, 그러다 보니 실수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임팩트 있게 하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짓수를 줄이되 맛있고 기억에 남을 핵심 요리에 집중하자는 거지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저렴하게 꾸미는 따뜻한 밤. 집 안에 있는 물건과 값싼 소품으로 크리스마스 식탁을 직접 꾸며봤다.

우정욱씨는 "손님을 초대할 때는 요리 네 가지에 디저트 하나가 이상적"이라고 알려줬다. "요리가 넷은 돼야 (음식이 너무 적어서) 민망하지도 않으면서 (과도하게 많아서) 준비하기 부담스럽지도 않지요. 샐러드는 기본으로 하나 있어야 해요. 여기에다 고기요리와 해물요리가 적절하게 섞이도록 하세요. 이렇게 요리를 즐긴 다음 식사로 밥과 함께 반찬으로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일품요리 하나를 내는 거죠."

음식 가짓수와 구성을 이렇게 대략적으로 잡은 다음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을 준비할지를 생각한다. 우정욱씨는 "손님을 초대하는 이유나 초대하는 날의 성격, 초대한 분들의 특성을 고려합니다."

접시와 젓가락, 숟가락, 포크, 나이프 따위는 인원에 딱 맞추기보단 넉넉하게 챙겨둔다. "그래야 손님들이 편하게 식사하세요. 음식을 따로 담을 수 있어 맛이 섞이지 않기도 하고요." 반드시 세트로 차릴 필요도 없다. "접시 하나는 동그라미, 하나는 사각이라도 좋아요. 요즘은 오히려 이렇게 '내추럴'한 상차림을 더 좋아들 합니다."


큰돈 들이지 않고 꾸민 크리스마스 테이블. 투병한 병이나 잔에 각종 크리스마스 장식이나 향초를 넣어두면 테이블 뿐만아니라 집안 인테리어로도 좋다. 식기 협찬=월드키친 코렐. 장소 협찬=랩 520/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특별한 음식이나 그릇이 없더라도 그릇과 소품으로 분위기를 살릴 수도 있다. 크리스마스 식사 때 서양의 전통 성탄절 음식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다. 우정욱씨는 "크리스마스의 상징인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식탁을 꾸미면 특별한 음식이나 고급 식기구가 없더라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지요."

우정욱씨가 손님상에 내거나 포틀럭(potluck) 파티에 가져가기 좋은 음식 네 가지를 알려줬다. 식어도 맛있는 '돼지갈비 튀김', 속 든든하고 따뜻한 '굴라시 수프', 눈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입에서는 산뜻한 '새우 아보카도 샐러드', 와인 안주로 그만인 '곶감 치즈 말이' 만드는 법을 C2·3면에 소개한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오렌지 향초, 시나몬 스틱과 집에 있는 털실로 꾸민 크리스마스 유리병, 크리스마스 테이프, 직접 만든 미니 트리.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연말에는 모임은 '포트럭 파티'로 치르는 경우가 많다. 참석하는 사람들이 각각 음식을 한두 가지씩 준비해 나눠 먹는 포트럭은 초대하는 집이나 초대받는 사람이나 큰 부담이 없어 인기. 음식연구가 우정욱씨는 "내가 잘하는 음식보다는 누구나 좋아하고 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누구나 잘 먹으면서 미리 준비해 놔도 맛있는, 손님상에 차려 내거나 포트럭 파티에 준비해 가져가기 좋은 음식 네 가지를 우정욱씨가 알려줬다. '돼지갈비 튀김' '굴라시 수프' '새우 아보카도 샐러드' '곶감 치즈 말이'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재료는 모두 5~6인분 기준.

돼지갈비튀김
우정욱씨는 "돼지갈비를 한 입 크기로 잘라서 살짝 데친 다음 가볍게 양념해 튀겼다"면서 "맥주 안주로 이만한 게 없다"고 했다.

돼지갈비튀김
Recipe

돼지갈비 1.2㎏, 통깨 3큰술, 녹말가루 4큰술, 식용유 적당량


향신채: 양파 1/4개, 대파잎 1대 분량, 마늘 3쪽, 생강 1쪽

돼지갈비 양념: 간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레몬즙 1큰술, 청주 1큰술, 참기름 1큰술, 매실청 1큰술, 생강즙 1작은술, 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5~6인분 기준)

1. 돼지갈비를 찬물에 30분 담가 핏물을 뺀다.

2. 향신채의 양파는 큼직하게 썰고 대파와 마늘은 반으로 자른다. 생강은 저며 썬다.

3. 큰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2의 향신채를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돼지갈비를 넣는다. 한 번 부르르 끓어오르면 돼지갈비를 꺼내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다.

4. 대접에 돼지갈비 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잘 섞는다. 돼지갈비를 넣고 고루 버무린 뒤 30분 정도 재운다. 돼지갈비에서 빠진 국물은 따라 버리고 통깨를 뿌려 버무린다.

5. 비닐봉지에 녹말가루와 돼지갈비를 넣고 흔들어 돼지갈비에 녹말가루를 고루 묻힌다.



6. 식용유를 불에 올린다. 소금을 넣었을 때 기포가 바로 올라올 정도로 식용유가 뜨거워지면 돼지갈비를 1쪽씩 넣어 노릇하게 튀긴다. 돼지갈비는 삶아서 대강 익은 상태이기 때문에 오래 튀기지 않아도 속까지 충분히 익는다.

새우 아보카도 샐러드

샐러드를 케이크틀에 담으니 모양새가 훨씬 좋다. 프렌치 드레싱을 만들기 어려우면 시판 제품을 사용해도 된다.

Recipe

새우 아보카도 샐러드
데친 새우 250g, 오이 80g, 셀러리 80g, 날치알 3큰술, 아보카도 2개, 석류 1/2컵, 브로콜리 1/2송이, 파슬리 약간

스파이시 마요네즈: 마요네즈 60g, 다진 양파 2큰술, 레몬즙 2큰술, 화이트와인 1큰술, 타바스코 1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프렌치드레싱: 올리브오일 4큰술, 꿀 2큰술, 식초 2큰술, 씨겨자 1작은술, 고추냉이 1작은술, 소금 1/3작은술

1. 새우, 오이, 셀러리, 아보카도를 잘게(가로·세로 약 0.5㎝) 자른다. 브로콜리를 데쳐 잘게 자른다.

2. 분량의 재료를 섞어 스파이시 마요네즈를 만든다. 1의 새우·오이·셀러리를 스파이시 마요네즈에 고루 버무린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프렌치 드레싱을 만든다. 1의 아보카도를 고루 버무린다.

4. 동그랗거나 네모난 케이크 틀에 3의 아보카도를 꼭꼭 눌러 담는다. 그 위에 2의 새우·오이·셀러리를 얹고 다시 눌러준다. 1의 브로콜리와 석류, 파슬리를 윗면이 덮이도록 뿌린다. 냉장고에 30분~1시간 굳힌다.

5. 상에 내기 직전 틀에서 빼낸다.

곶감 치즈말이

전통 다과상에 나가는 곶감호두말이의 현대적 변형이다. "와인 안주로 그만이에요. 미리 만들어 냉동실에 뒀다가 필요할 때 썰어 먹을 수 있어서 편리하고 파티 음식으로 알맞아요. 심심할 때 하나씩 먹기도 좋아요." 미리 썰어서 상온에 두면 뭉그러져 덜 보기 좋다. 그렇다고 너무 내기 직전에 썰면 차가울 수 있다. '적당히' 순서와 시간을 봐 가면서 썰어 내야겠다.




곶감 치즈말이
Recipe

곶감 10~12개, 크림치즈 150g, 아몬드 30개

1. 곶감 표면의 분을 털어내고 꼭지를 제거한 뒤 반으로 갈라 씨를 뺀다. 밀대로 밀어 얇게 편다.

2. 김발에 비닐랩을 깐다. 곶감을 조금씩 겹치도록 5~6개 올린다.

3. 곶감 중앙에 크림치즈를 분량의 절반만 얹고 아몬드를 15개 올린다.

4. 김밥 말듯 단단하게 곶감을 돌돌 만다.

5. 1~4를 반복해 하나 더 만든다.

6. 비닐랩으로 곶감을 감싼 뒤 냉동실에 넣어둔다. 먹기 전 꺼내 1.5㎝ 폭으로 썰어 낸다.

굴라시 수프
"고기와 양파, 피망, 파프리카, 토마토를 큼직하게 썰어 듬뿍 넣고 끓인 수프예요. 추위에 언 몸 사르르 녹이는 든든한 수프지요." 우정욱씨는 "푹 끓여서 재료의 맛이 충분히 우러나야 맛있다"면서 "1시간 이상 끓여야 고기도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난다"고 알려줬다. 독일 유학한 지인에게 얻은 레시피를 우정욱씨가 약간 손봤다. 예를 들면 '노두유(老頭抽)'를 추가하는 것. "노두유는 중국 전통 간장이에요. 색은 진하지만 짠맛은 약해요. 수프에 살짝 넣으면 간장 맛은 거의 나지 않으면서 수프 전체의 맛을 풍성하게 해줍니다. 없거나 구하기 힘들면 빼도 돼요. 캐러웨이씨(caraway seed)도 저의 굴라시 수프 맛의 비법이에요. 이건 꼭 넣으셔야 굴라시 수프 맛이 제대로 나요. 양지머리를 넣어야 국물이 맛있지만 기름이 많아 우둔살을 섞었으니 입맛대로 조절하셔도 돼요."
굴라시 수프
Recipe

소고기 양지머리·우둔살 각 200g, 양파 2개, 마늘 5쪽, 피망 1개, 파프리카 1개, 통조림 강낭콩 1/4컵, 버터 
1큰술, 화이트와인 1/2컵, 통조림 토마토 1/2캔(400g), 물 4컵

굴라시 양념: 닭육수 큐브 1개, 파프리카 가루 3큰술, 노두유 1큰술, 우스터소스 1큰술, 캐러웨이 1작은술

1. 소고기를 모두 두께 1㎝, 가로·세로 2㎝ 크기로 썬다.

2. 양파는 6등분 하고, 마늘은 얇게 편으로 썬다.

3. 피망과 파프리카는 반으로 갈라 씨를 빼고 흰 속살을 제거한 뒤 가로·세로 2㎝ 크기로 썬다.

4. 통조림 강낭콩은 체에 밭쳐 끓는 물을 충분히 부은 다음 물기를 뺀다.

5. 프라이팬을 달궈 버터를 두르고 양파와 마늘을 갈색이 나도록 볶다가 소고기를 더해 볶는다. 고기 표면이 익으면 화이트 와인을 붓고 자작해질 때까지 조린다.

6. 5에 강낭콩과 토마토, 물을 더해 가열한다. 끓으면 굴라시 양념을 모두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불을 줄여 뭉근하게 20분 더 끓인다.

7. 피망과 파프리카를 넣고 30분 더 뭉근하게 끓여 마무리한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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