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23일 월요일

인도양의 '판타스틱 4'…천국의 섬에서 지구 최고의 힐링을


레위니옹 랑주뱅 강의 폭포. 레위니옹 관광청 제공

인도양의 섬들은 여간해서는 가기 어렵다. 지구를 반 바퀴나 거슬러 가는 긴 여행을 해야 하고, 경비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일단 인도양의 세이셸이나 모리셔스, 레위니옹 같은 아름다운 섬에 도착하면 여행자는 천국을 만난다. 눈부시게 파란 바다에 살랑이는 바람, 편안한 휴식까지 보장되는 인도양 섬 여행은 모든 이들이 꿈꾸는 진정한 힐링코스일지도 모르겠다. 천국에서의 힐링 체험을 떠나보자.

레위니옹

섬 절반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아프리카 대륙 동쪽의 마다가스카르 섬 남쪽에 있는 레위니옹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다. 화산 활동으로 지구에서 가장 최근에 태어난 레위니옹은 섬의 절반에 가까운 43%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을 만큼 때묻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자연을 유지하고 있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활화산과 험준한 협곡, 오직 걸어서만 닿을 수 있는 깊은 협곡인 마파트는 태초의 지구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 ‘아바타’ 속 원시 자연의 모습을 바로 이곳에서 찍었다.

원시 그대로의 자연을 유지하고 있는 레위니옹.

레위니옹은 섬인데도 중심부에는 무려 3000m가 넘는 피통 데 네주 산 등 3개의 봉우리가 자리하고 있다. 남부에는 세계 5대 활화산인 피통 드 라 푸르네즈가 꿈틀거린다. 특히 피통 드 라 푸르네즈는 세계 트레커들이 꼭 한 번은 도전하고 싶어 하는 트레킹 명소다.

이곳 말고도 섬 전역에 걸쳐 600㎞가 넘는 수백 개의 트레킹 코스가 있어 레위니옹은 트레커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이다. 난이도도 올레길 수준부터 험준한 산세를 거슬러 오르는 코스까지 다양하다. 특히 레위니옹의 바다가 일품이다. 푸르다 못해 눈을 시리게 하는 파란 빛은 손을 담그면 손이 파란색으로 물들 것 같다. 서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해변이 가장 매력적이다. 흰색 모래해변과 용암이 풍화한 검은 모래해변 등 다양한 색감의 해변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낸다.

레위니옹이 와이너리로 유명하다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섬 중앙의 실라오스 협곡 화산지대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세계 유명 와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15명의 포도 재배자가 13.5㏊(13만5000㎡)의 땅을 관리하며 매년 8종류 이상의 와인 3만병을 생산한다.

레위니옹으로 가려면

인천에서 두바이로 간 뒤 모리셔스나 세이셸을 거쳐 들어가거나, 인천에서 방콕을 거쳐 바로 레위니옹으로 가는 코스 등이 있다. 모리셔스에서 출발하면 레위니옹까지 비행기로 35분 걸린다. 방콕에서는 레위니옹까지 7시간 정도 소요된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직항이 있다.

세이셸

인도양 최후의 낙원으로 불리는 세이셸. 세이셸관광청 제공

BBC·CNN이 꼽은 최고의 휴양지


‘인도양 최후의 낙원’으로 불리는 세이셸은 세계 유명인들이 즐겨찾는 휴양지로 명성이 높다. 윌리엄 영국 왕세손 부부,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이 찾은 세이셸은 무려 115개의 섬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이셸은 멋진 산을 배경으로 유명 해변이 곳곳에 퍼져 있고, 남쪽 지역에는 때묻지 않은 비취빛 바다를 낀 해변이 자리 잡고 있다. 해변은 차분하고 고즈넉하다. 영혼의 상처까지 보듬어 줄 만큼 넉넉하다.

세이셸의 가장 큰 섬인 마헤섬에 있는 빅토리아 시티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도 중 하나다. 세이셸 인구(2013년 기준 9만834명)의 80%가 살고 있으니 대략 7만6000명이 오순도순 사는 작은 도시다. 영국의 연방답게 거리는 영국풍이 물씬하다. 영국의 상징인 ‘빅벤’을 미니어처로 만든 것 같은 5m 높이의 시계탑이나 영국풍의 좌측통행 교통체계 등은 영락 없이 작은 영국 같은 느낌이다.

세이셸의 최대 매력은 역시 때묻지 않은 자연이다. 인도양의 마지막 지상낙원이라는 말이 허황된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영국 BBC뿐 아니라 내셔널지오그래픽, 미국 CNN 등이 앞다퉈 최고의 휴양지로 꼽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세이셸의 해변은 티끌 하나 없이 푸르고 맑다. 손으로 만지면 사르르 떨어져 내리는 모래와 야자수 사이로 보이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수없이 많은 휴양지를 가보았어도 보기 힘든 독특한 풍광을 연출한다.

세이셸 최고의 해변은 누가 뭐래도 라디그섬에 있는 앙세스 데종이다. 해변 벤치에 누워 햇살 아래 일광욕을 하거나 스노클링을 하며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기 좋다. 해변 안쪽의 산은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다. 기묘한 모습의 바위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태곳적 거인들의 놀이터가 아니었을까 하는 착각까지 불러 일으킨다.

세이셸로 가려면

백사장과 바다가 어우러진 모리셔스의 해변.

세이셸의 정식 명칭은 세이셸공화국이며 영연방 중 하나다. 세이셸에 가려면 인천에서 두바이로 가서 세이셸행 직항을 타면 된다. 시간은 한국보다 5시간 늦다. 통화는 세이셸루피를 쓰며 전압은 240V.

모리셔스

신이 천국보다 먼저 만든 섬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섬 동쪽 해상에 있는 모리셔스는 낙원의 조건을 제대로 갖춘 곳이다. 눈부신 바다와 자연은 기본이고 5성급 호텔이 줄지어 모여 있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모리셔스를 “신은 모리셔스를 먼저 만들고 천국을 나중에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인도양엔 몰디브 세이셸 같은 휴양지가 많지만 모리셔스는 그중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다. 모리셔스는 작은 섬이 아니다. 무려 130만명의 낙천적이고 순박한 주민이 살고 있다. 모리셔스엔 다른 인도양의 섬처럼 다양한 문화가 혼합돼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사탕수수 재배를 위해 남부 아프리카와 인도, 중국 등지에서 건너온 이들이 하나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었다. 여기에 영국령 시절의 행정과 제도가 덧입혀졌다.

모리셔스 수도인 포트루이스와 동남부 프록 등에선 모리시안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모여 문화를 이룬만큼 종교도 제각각이다. 힌두와 이슬람 사원, 가톨릭 성당과 개신교 교회까지 함께 모여 있다. 모리셔스의 역사 대부분은 자연사다. 16세기 초만 해도 이곳에는 도도새밖에 살지 않았다고 한다. 포르투갈인들이 뱃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1598년 네덜란드가 이곳을 점령하고 당시 네덜란드 왕자 이름 모리스(Morice)를 따 모리셔스란 이름을 붙였다. 이름이 생기고 사람이 살기 시작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천적이 없었던 까닭에 날지 않아도 됐던 도도새는 결국 인간이라는 천적에게 멸종당했다.

모리셔스의 식생은 옆나라 마다가스카르와 많이 다르다. 바오밥나무 몇 그루를 제외하고는 반얀트리, 맹그로브, 대나무 등 열대 식물이 섬을 채우고 있다.

세이셸에 있는 마이아 리조트의 수영장.
모리셔스로 가려면

에미레이트항공이 인천~두바이~모리셔스 구간을 매일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7시간. 홍콩을 경유하는 에어모리셔스도 있다. 시간은 한국보다 5시간 늦으며, 9~10월은 봄이 시작되는 시기라 날씨가 선선해서 좋다. 공식 언어는 영어지만 프랑스어도 통용된다, 크레올(Creole)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통화는 모리셔스루피. 한국인은 30일간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다.

마다가스카르

어린왕자의 별에 사는 바오밥나무


맨발의 아이들이 모래사막을 오르내리며 노는 곳. 황토색 집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마다가스카르다. 마다가스카르는 때묻지 않은 자연과 ‘동물의 왕국’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한 동물이 사는 아름다운 휴양지다. 흔히 마다가스카르를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인구가 2300만명에 이르고 면적은 58만7041㎢로 한반도의 6배가 넘는 거대한 땅이다. 마다가스카르는 폴리네시안 인종과 아프리카 흑인의 혼혈로 구성돼 있다. 마다가스카르의 수도는 안타나나리보. 1000명의 전사들이라는 뜻으로 과거 적들의 침입에 맞서 싸운 전사들을 기리기 위한 이름이라고 한다.

마다가스카르에서 가장 이색적인 볼거리는 바오밥나무다. 바오밥나무는 ‘신이 실수로 땅에 거꾸로 꽂아놓았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바오밥나무를 보려면 수도인 안타나나리보에서 자동차로 2박3일은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모론다바까지 가야 한다. 바닷가 마을인 모론다바는 바오밥나무 가로수길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 여행가는 물론 사진작가들이 북적거리는 마을이 됐다. ‘어린왕자’를 쓴 생텍쥐페리가 여행 중 우뚝 솟은 바오밥나무를 보고 어린 왕자가 사는 작은 별에 바오밥나무가 자라는 것으로 묘사했다. 동화 속의 바오밥은 어린 왕자의 키 정도밖에 안 되는 귀여운 나무로 그려졌지만 바오밥나무는 거대하고 또 1000년 이상을 산다.

섬나라인 만큼 마다가스카르에는 유명한 해변이 많다. 그 중 토아마시나 북쪽에 있는 세인트마리(Sainte-Marie)는 유럽인들이 으뜸으로 꼽는 휴양지이다.

마다가스카르로 가려면

한국에서 마다가스카르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태국 방콕까지 간 뒤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방콕에서 마다가스카르까지는 약 8시간30분 걸린다. 마다가스카르에 입국하려면 비자가 필요하다. 경기 과천시에 있는 마다가스카르 명예영사관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현지 공항에서도 비자를 발급해 준다.
<기사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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