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31일 화요일

슈퍼 럭셔리 세단, 벤틀리 뮬산 스피드

세계에서 가장 빠르면서 가장 뛰어난 차의 대열에 끼어든 럭셔리 세단

  
 
신형 벤틀리 뮬산 스피드를 아랫급 모델인 일반 뮬산과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벤틀리는 두 모델을 구별하는 핵심 요소를 이렇게 설명한다. 일반 뮬산은 대다수 오너들이 뒷자리에 앉기 위해 구매하는 차이고, 반면 스피드는 구매자가 직접 몰고 싶어 사는 차라고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벤틀리는 이 차를 손에 넣을 정도로 행운이 넘치는 사람이 15%는 더 늘어나도록 모두 다른 종류의 손질을 해왔다.

벤틀리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만들고 판매할 1,100대 남짓한 수의 뮬산 가운데 약 300대가 더 비싸고 더 스포티하며 값이 25만2천 파운드(약 4억3천590만원)에 이르는 스피드 모델이 될 것이다. 벤틀리는 또한 뮬산 스피드가 대부분 소화될 시장으로 중국이 아닌 유럽과 미국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단일시장으로 뮬산이 가장 많이 팔린 곳이 중국이었다는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면 일반 뮬산보다 2만5천 파운드(약 4천320만원) 높은 값으로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는 V8 6.75L 트윈터보 엔진이 있는 보닛 아래에 담겨 있다. 이 거대한 엔진은 최고출력을 25마력 높여 537마력으로 만들기 위해 윗부분이 대대적으로 개선되었다. 그런 변화는 최대토크가 어떻게 달라졌으며 그 힘이 전달되는 과정을 알게 될 때까지는 그리 중요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최대토크는 이미 104.1kg·m이라는 위협적인 수치를 과시했지만 이제는 조금 두렵기까지 한 112.1kg·m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최대토크 수치가 겨우 1,750rpm부터 시작해 4,200rpm까지 꾸준하고 고르게 이어지게 되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이전 엔진의 최대토크는 2,250rpm까지밖에 이어지지 않았고, 사실상 순간적으로만 발휘되는 것과 다름없었다.

  
 
실제로 몰아보면 스피드는 훨씬 더 풍부한 토크를 내고, 그렇기 때문에 뮬산보다 훨씬 더 빨리 특정 속도에 이르기 마련이다. 벤틀리가 제시하는 이 차의 가속능력 수치가 머리카락을 쭈뼛 서게 만드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km까지는 겨우 4.8초, 정지 상태에서 시속 161km까지는 11.1초 만에 가속하고 최고속도는 비현실적이기까지 한 시속 306km에 이른다. 그 덕분에 벤틀리는 뮬산 스피드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럭셔리 세단’이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

메르세데스-벤츠 S63 AMG를 가진 사람이 그런 주장을 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지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무거운 2,685kg의 덩치를 감안하면 어떤 기준을 들이대더라도 뮬산 스피드가 점잖지 않게 빠른 차인 것은 분명하다.

엔진은 더 강력해졌을 뿐 아니라, 현대 사회의 모든 분야가 모든 자동차에 요구하는 기준을 반영해 이전보다 더 깨끗하고 효율적이 되었다. 그 결과, 배기가스 배출 특성과 연비는 모두 이전보다 13% 정도 향상되었다. 벤틀리는 뮬산 스피드의 연비가 실제 주행조건에서 일반 뮬산보다 0.7~1.1km/L 더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다른 부분을 살펴보면, 에어 서스펜션은 새로운 드라이브(Drive) 프로그램의 스포트(Sport) 모드를 선택하면 더 스포티한 반응을 나타내도록 다시 조율되었다. 스티어링과 ZF 8단 자동변속기, 드로틀 매핑도 마찬가지이고, 운전자가 커스텀(Custom) 기능을 선택하면 각 기능은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개별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원한다면 쇼크 업소버는 컴포트(Comfort), 스티어링은 스포트, 파워트레인은 기본 설정으로 맞추는 등 운전자는 선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마음대로 설정을 조합할 수 있다.

이제 모든 부분 중에서 가장 핵심 요소인 실내를 살펴볼 차례다. 모든 벤틀리를 구매할 때 가장 마지막으로 결정하게 되는 일이지만 뮬산과 전혀 다르지 않다.

실내에는 스피드에 어울리도록 스포티한 감각의 새롭고 다양한 손질들이 두루 이루어졌다. 도어 내장재 위쪽에 더해진 작은 탄소섬유 장식은 매력적이다. 가죽 시트는 배색에 신경을 쓴 재봉선이 스포티한 분위기를 내고 등받이에는 다이아몬드 무늬로 누빈 가죽을 썼다. 도어 핸들은 총기 제조업계에서 ‘코인’(coin) 마무리라고 하는, 자연스러운 빗살무늬가 돋보이는 고광택 처리방식이 쓰였고, 페달은 구멍을 뚫은 알루미늄 합금 소재의 것으로 바뀌었다.

  
 
차를 실제로 접하지 않으면 왠지 뮬산에게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치장처럼 여겨지지만, 스피드는 스스로에게 어울리는 모습과 느낌은 물론 비현실적일 것 같은 품격까지 갖추었다. 게다가 달리는 동안에는 대부분 대단히 매력적인 차이기도 하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엔진의 더 높아진 토크와 낮은 회전수에서의 반응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오른발 아래에 무한할 정도로 넘치는 에너지가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뮬산 스피드를 스포트 모드로 설정하면 대단히 강력한 느낌이 된다. 기어가 3단, 4단, 5단, 그리고 그 이상으로 넘어가면서 조용하고 세련되면서도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는 점점 더 강력해지며 앞으로 돌진해 나간다. 이런 현상은 낮은 단 기어에서는 토크가 지나치게 높아서 생기는 구동력 제어장치의 불필요한 개입을 피하기 위해 힘이 억제되기 때문에 생긴다. 그런 개입은 벤틀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스포트 버튼을 눌렀을 때 돋보이는 또 한 가지 특징은 스티어링과 서스펜션의 정확성과 반응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뮬산 스피드는 절대로 순수하게 민첩한 느낌을 주는 차는 아니고, 방향을 재빨리 바꿀 때에는 어떤 모드를 선택해 몰더라도 차의 큰 무게를 항상 신경 써야 한다. 그러나 기본형 뮬산과 나란히 비교하면 어느 곳을 달리더라도 더 날카롭고 날렵한 느낌이다.

  
 
그러나 뮬산에서는 선택사항으로 추가할 수 있는 카본세라믹 디스크 브레이크를 스피드 모델의 기본장비 목록에서 전혀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아쉽다. 출력과 민첩함이 향상된 만큼 제동력도 당연히 높아져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속에서 브레이크를 일단 한번 강하게 밟아 보면 페달은 든든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연이어 두 번 이상 급제동을 하면 페달은 더 깊이 밟히기 시작하고 위풍당당한 분위기로 가득한 실내에는 브레이크 패드가 손상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려 퍼진다.

뮬산 스피드는 럭셔리 승용차 가운데에서도 이례적인 존재로 여겨질 수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본질적으로 원래 설계한 의도와는 다른 성격을 담으려고 한 럭셔리 승용차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런 성격을 대부분 잘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은 놀랍다.

그래서, 뮬산 스피드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뮬산과 같은 뒷좌석이 아니라, 벤틀리가 주장하는 바대로 운전석이다. 그리고 그 점이 뮬산 스피드 고유의 매력과 능력을 돋보이게 만든다. 최소한 뮬산 스피드 같은 차는 정말 뮬산 스피드뿐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윗부분을 바꾼 엔진
벤틀리는 뮬산 스피드에 알맞게 V8 6.75L 트윈터보 엔진의 윗부분 전체를 새롭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무척 낮은 엔진회전수에서부터 토크가 더 높아졌고 최고출력도 25마력 더 높아졌다. 내부 마찰을 줄이고, 더 높아진 열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나트륨을 채운 배기 밸브를 달고, 연료 인젝터 위치를 바꾸는 한편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발전기를 단 덕분이다. 그렇게 해서 출력이 조금 더 높아지고 이전보다 더 낮은 회전수에서부터 훨씬 더 높은 토크가 나오면서 연비는 13% 개선되었다. 그 뿌리가 195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엔진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과다.

SO GOOD
- 끝없이 뿜어져 나오는 힘
- 탁월한 ZF 8단 자동변속기
- 실내 분위기
-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는 동적 특성

NO GOOD- 여전히 끔찍한 연비
- 여러 차례 급제동하고 나면 성능이 떨어지는 브레이크
<기사 출처 : 아이오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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