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4일 월요일

'불가리아 라면왕' 박종태 대표

"라면에 이어 '컵밥'으로 세계인 입맛 사로잡겠다"

"이제는 '컵밥'(RICE CUP)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미스터 박'(Mr Park) 라면으로 불가리아와 프랑스를 석권한 박종태(52) 초이스LTD 대표는 '라면왕'에 이어 '컵밥왕'을 꿈꾸고 있다.

컵밥은 컵라면처럼 뜨거운 물을 붓고 3분만 기다리면 밥이 되는 가공식품이다. 한국산 쌀에 치킨커리, 씨푸드, 비프 등을 넣어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했다. 라면처럼 컵밥에도 'Mr Park' 브랜드가 붙어 있다.

박 대표는 지난달 19∼24일 미국 뉴저지한인상공회의소와 팰리세이즈파크(팰팍) 상공회의소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 컵밥을 선보여 높은 호응을 받았다. 방미 기간에 팰팍에 합자 유통법인을 세우는 성과를 올렸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불가리아 소피아 지회장인 박 대표는 지난 1일 성남시 분당구의 킨스타워 7층 대강당에서 열린 '해외 한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그는 상담회에서 중소기업 3∼4곳의 아이템을 눈여겨보고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분당에 한국지사인 ㈜가나안파트너스를 두고 있는 그는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컵밥은 이미 영국 런던과 호주 멜버른에서 팔리고 있으며 불가리아를 비롯해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러시아 모스크바, 인도 뉴델리, 터키 이스탄불 등에서도 곧 시판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라면은 불가리아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했지만 컵밥은 처음부터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하기로 하고 만들었다"면서 "가는 곳마다 인기가 높아 세계 시장 장악은 시간문제"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라면은 레드오션이고, 컵밥은 블루오션입니다. 저는 틈새를 보고 브랜드를 만들어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누구든 저처럼 하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식품 쪽에는 중소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이 있습니다. 제품을 개발해 브랜드를 입히면 대기업과도 경쟁할 수 있는 곳이 식품 분야입니다."

박 대표는 광운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무역회사에 근무하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그런 그가 '불가리아 라면왕'에 오른 것은 우연히 떠난 출장이 계기가 됐다. 

1990년 불가리아는 열악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었다. 상점에는 팔 물건이 없었고, 밀가루나 우유를 사려면 길게 줄을 서야만 했다. 이런 광경을 보고 귀국한 박 대표는 불가리아에서 생필품을 파는 사업을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과감히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반지하 월세방 보증금을 뺀 600만원을 들고 무작정 불가리아로 날아갔다. 식품, 의류 등을 수입해 판매에 들어갔다. 그러나 도전 정신만으로 사업하기에는 그렇게 현지 사정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사회주의가 물러나고 자본주의가 유입되는 상황이었어요. 크게 한탕을 치겠다는 사고가 만연했지요. 그래서 직원과 거래처로부터 수도 없이 사기를 당했습니다. 길을 거닐면 불가리아 사람들이 저를 보고 '오리스초'(쌀벌레라는 뜻)라고 비하하며 놀려댔어요."

박 대표는 오뚝이처럼 일어서기를 거듭했다. 그러는 사이에 'Mr Park' 라면을 개발했다. 호텔 주방장에서 시골 슈퍼마켓 주인까지 발품을 팔며 라면 맛을 보게 했다. 1년 동안 8만㎞를 운전하며 홍보하다 보니 라면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매년 20∼30% 성장세를 지속해 라면 하나로 8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일궜다. 지금은 전 세계 27개국에 'Mr Park' 라면이 판매되고 있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 근거를 둔 초이스LTD는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에 각각 유통회사인 '콘프런스DM'과 MK㈜를 두고 있다. 라면은 중국 항저우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라면 판매망을 통해 컵밥을 팔 계획입니다. 또 현지인과 합자 형태로 유통회사를 만들고, 주문자제작방식(OEM)으로 판로를 개척하려고 합니다. 당분간은 컵밥에 올인할 생각입니다."

한민족글로벌벤처네트워크(INKE) 소피아 지부 의장인 그는 지난 2009년 10월 불가리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때 동행을 요청할 정도로 현지에서는 성공한 기업인이며, 유럽 내 손꼽히는 한상(韓商)에 든다. 2011년 중소기업청장 표창을 받았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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