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9일 토요일

기대했던 '투인원'도 안 팔리고…위기의 PC시장 "해답이 없네"



모바일 열풍에 밀려 화려했던 시절은 가고…

삼성 아티브 탭·LG 탭북 등 가격 비싸고 실용성 떨어져

판매량 3분의 1로 줄어


올 3분기(7~9월) 국내 PC 출하량은 118만여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동기보다 10%가량 줄어든 것이다. PC의 역할 중 상당 부분을 모바일 기기가 대신하면서 PC 판매는 계속 줄고 있다. 사람들은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영화, TV 등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왜 PC를 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면서 PC 교체 주기는 점점 길어지고 있다. 

PC 부품·제조업체들은 이에 대한 답을 ‘모바일화’에서 찾았다. 평상시엔 노트북처럼 쓸 수 있지만 화면을 접거나 키보드를 떼면 태블릿 형태로 변하는 ‘투인원(2-in-1)’ 제품을 대거 내놨다. 하지만 죽어가는 PC 시장에 ‘인공호흡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투인원 제품의 판매량마저 기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3분의 1로 줄어든 투인원 PC 시장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투인원PC와 키보드를 연결하면 PC처럼 쓸 수 있는 윈도 태블릿의 판매량은 3만3000여대에 그쳤다. 지난해 말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한 투인원과 윈도 태블릿 제품군은 올 1분기(1~3월)만 해도 8만8000여대의 판매량을 올렸다. 하지만 2분기 들어 5만2000여대 수준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3분기엔 1분기 판매량의 3분의 1 토막이 났다. 

1분기 5만대 가까이 팔린 삼성전자 ‘아티브 탭’의 판매량은 3분기 1만5000여대 수준으로, 1분기 3만대가량 팔린 LG전자 ‘탭북’은 1만여대로 떨어졌다. 소니의 ‘바이오듀오’ 시리즈 판매량도 1분기보다 35%가량 줄었다. 

○높은 가격, 애매한 사용성이 문제

투인원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 데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 ‘높은 가격’과 ‘애매한 사용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LTE(4세대 이동통신) 통신칩을 내장한 LG전자의 탭북 ‘Z160’은 155만원대다.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한 소니의 바이오듀오13은 254만9000원이다. 소비자가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다.

실용성도 문제다. 태블릿과 PC의 기능을 모두 갖고 있다고 하지만 오히려 “두 기능 모두 시원찮다”는 반응도 많다. 태블릿용 프로세서인 아톰프로세서가 내장된 투인원 제품은 무거운 프로그램이나 게임을 돌리기엔 무리가 있는 성능이다. 또한 키보드를 내장한 투인원 제품은 태블릿으로 쓰기엔 1㎏이 넘어 들고 다니기에 무겁다는 의견도 많다. 화면과 키보드를 잇는 힌지 부분이 불안하다거나, 화면을 태블릿 모양으로 접었을 때 안정감이 떨어지는 제품도 있다. ‘이동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이라고 마케팅했지만 사실상 두 가지 모두 충족시키지 못한 ‘애매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부품회사와 제조사 전전긍긍

판매량이 떨어지자 PC 제조사와 부품회사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투인원이라는 제품 카테고리를 직접 만들어 마케팅하고 있는 인텔에는 직격탄이다. PC 시장이 부진하자 인텔은 그동안 ‘울트라북’ ‘투인원’ 등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왔다. 투인원 제품을 위해 지난 6월에는 배터리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코어프로세서 ‘하스웰’을 내놓기도 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노트북시장의 명맥을 그나마 울트라북이 이어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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