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9일 화요일

‘iOS7.1’ 베타 공개…"UX 매만졌어요"

애플이 11월19일, 'iOS7.1' 베타판을 개발자들에게 공개했다. 지난 주 일반 이용자에게 7.0.4를 배포한 지 일주일 만이다. 애플은 최근 운영체제를 1년 주기로 대폭 판올림하면서, 소수점 두 자리로 사소한 버그를 고치고, 기능적인 부분이나 문제점으로 꼽히는 요소들은 소수점 한 자리 버전에 적용하면서 안정화를 진행해 왔다. iOS7.1은 iOS7의 완성판 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 나와도 7.1.1 혹은 7.1.2 정도에서 새 운영체제에 바톤을 넘겨주는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iOS7.1의 첫인상은 일단 큰 변화는 없는 모습이다. 새 운영체제를 빨리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더라도 개발자가 아니라면 베타판이라는 위험을 굳이 끌어안으면서까지 판올림할 필요는 없다. 그간 7.0.1부터 7.0.4까지 와이파이나 아이메시지, 페이스타임 등의 버그를 잡는 소소한 패치와 크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7.0.5라고 붙이기엔 확실히 애매한 변화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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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최적화

iOS7은 화려한 3D 효과와 디자인 요소들로 성능에 손해를 보는 느낌이 없지 않다. iOS7의 첫 번째 베타판을 깔고 나서 안정성은 둘째치고 열과 배터리 소모가 괴롭혔던 기억이 있다. 결국 정식 버전이 나오면서 꽤 많이 해결됐지만, iOS7.1은 조금 더 간결해졌다.

일단 폴더나 창이 열릴 때 3D로 레이어를 움직이는 화면이 짧아졌다. 속도가 빨라졌다기보다는 프레임을 줄여서 더 빨리 열리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래봤자 1초도 안 되는 시간이지만, 많은 이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던 점이기도 했다. 그 동안 느려진 폴더 열기 속도에 길들여졌던 것 같은데, 7.1은 한결 가벼워졌다. 이것만으로도 새 운영체제의 최적화가 조금 더 보강됐다는 인상이다. 아이폰4에서도 한결 매끄러워졌다는 것이 iOS7.1을 깔아본 개발자들의 설명이다.

키보드 변경

iOS7.1 베타판에선 고를 수 있는 키보드 색깔이 하나 더 늘었다. ‘어두운 키보드’다. 원래 iOS의 키보드는 흰색인데 이 기능을 켜면 키보드가 회색으로 변한다. 흰색이 너무 밝아서 눈에 거슬렸다면 이 옵션을 켜면 된다. iOS7은 이전 버전보다 가는 글꼴을 기본 글꼴로 채택했다. 이 때문에 흰색 키보드에서 글자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저시력자가 적잖았다. 이번에 추가된 '어두운 키보드'는 이런 이용자 불만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이 기능은 ‘설정→일반→손쉬운 사용→어두운 키보드’에서 켜고 끌 수 있다. 최근 애플은 iOS 키보드 API를 공개했다. 개발자가 이 API를 활용해 서드파티 키보드를 넣을 수 있는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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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HDR 적용

아이폰5S에만 적용되는 기능인데,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을 함께 찍었을 때 밝기 차이를 줄여주는 HDR에 새로운 옵션이 생겼다. '자동 HDR'이다. 이는 사진을 찍을 때 아예 이미지를 판단해 HDR를 켤지, 그냥 촬영할 지 정해준다. HDR를 켜면 대체로 더 좋은 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는 있지만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서 합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촬영 직후에 이미지 프로세싱에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평소에는 꺼두고 필요할 때만 HDR를 켜서 쓰곤 하는데, iOS7.1에선 HDR 촬영이 필요한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켜고 끈다. 별 것 아닌 기능같지만 막 찍어도 잘 나오는 사진 만드는 데 큰 몫을 할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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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iOS7.1은 iOS7의 화면 전환 효과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데 초점을 맞춘 듯하다. 애플 입장에서도 앞뒤로 오가는 듯한 3D 화면 전환 효과는 단순히 미적인 감각이 아니라 iOS7을 쓰는 이용자들의 핵심 디자인 코드다. 좌우로 창을 이동하고, 폴더나 앱을 실행하고 빠져 나오는 데에 수직 구조를 더한 건데 이게 다소 느리고 답답하다는 이유로 적잖은 이들이 ‘동작 줄이기’를 켜고 쓴다. 화려한 효과를 포기하는 대신 쓸만한 수준으로 조절하겠다는 의지다. 물론 이전 iOS6에 비하면 아직도 느리다. 베타를 거듭하면서 창이 열리고 닫히는 속도가 바뀔 가능성도 점쳐본다.

그 밖에도 새 야후 로고가 적용됐고, 음악 플레이어 UI에도 약간 변화가 생겼다. 음악을 재생하는 중에 잠금 화면에서 슬라이드로 곡 중간부터 듣도록 하는 것도 이전에는 거의 쓸 수 없을 정도로 UX가 좋지 않았는데, 이번에 개선됐다.

iOS8 위한 최적화

iOS7.1은 어떻게 보면 iOS의 0.1버전 업데이트 중 가장 심심한 변화이긴 하다. 하지만 앞으로 나올 'iOS8'에서도 패럴랙스 기반의 3D 화면 전환 효과가 이어질텐데 UX의 기본 논리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접점을 찾는 노력은 반가운 일이다. 반 년을 매일같이 봐도 잘 적응되지 않는 ‘사파리’와 ‘설정’ 아이콘도 바꿔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iOS7.1이 몇 차례 베타 테스트를 이어갈 지는 알 수 없는데, 현재로선 큰 기능이 더해지지 않았고 앱 호환성에도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 아직은 아이폰5S를 껐다켰을 때 터치아이디 대신 핀 번호를 입력하라는 문구가 기존 한글 대신 영문으로 나오는 것을 빼면 이렇다 할 버그도 눈에 띄지 않는다. 간혹 아이콘이 눌려 있는 것처럼 어둡게 표시되던 것도 적어도 하루 동안에는 발견되지 않았다. 창 열리는 속도의 최적값을 찾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이니 두세차례 실험이 끝나면 연말께 정식판을 볼 수 있을 듯하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그 때까지 서두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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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출처 : 블로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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