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7일 화요일

“수능 어려워진다" 교육부 수능난이도 안정화안 공개

- 수능개선위 “만점자 속출 방지 위해 응시집단 분석 강화”
EBS·수능 연계 70% 유지···영어지문 그대로 활용은 축소
- “출제위원 선정방식 안 바꿔” 오류 방지책은 실효성 논란

앞으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문항 출제 단계에서 오류 가능성이 지적됐음에도 수정되지 않은 문제는 아예 출제되지 않는다. 교육방송(EBS)과 수능 문항 연계율 70%는 유지되지만 영어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는 비율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수능개선위원회(개선위)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수능 출제오류 개선 및 난이도 안정화 방안(개선안)’ 초안을 발표했다. 특히 개선안에 “과도하게 만점자가 속출하지 않도록 난이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수능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오류 가능성 지적된 문제 출제에서 배제
개선위는 우선 수능 출제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검토진의 위상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출제위원은 주로 교수가 맡고 검토위원은 교사가 맡기 때문에 문항의 오류가능성을 제기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검토위원장을 외부인사로 선임하고 검토진에 교수나 박사급 평가위원을 과목당 1명씩 배치해 전문성을 보완하기로 했다. 특히 검토과정에서 오류 가능성이 제기됐는데도 수정되지 않은 문항은 실제 출제에서는 배제된다.

출제 기간과 인원도 보강한다. 개선위는 탐구영역과 제2외국어 등의 출제기간을 2일씩 확대하고 탐구영역의 과목별 출제인원을 현재의 4~5명에서 5~6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수능 출제문항과 EBS 교재의 연계율은 현행대로 70%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EBS 교재의 영어지문 연계방식은 바뀔 가능성이 높다. 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출제해 학생들이 해석본을 암기하는 부작용이 발생한 탓이다. 

개선위는 △2017학년도 수능까지 현행 방식 유지 △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는 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 △대의(주제·주장) 파악과 세부 정보를 묻는 문항은 교재의 지문을 활용하지 않는 방안을 제시했다. 교육부는 공청회 등을 통해 현장 의견을 수렴한 뒤 이 세 가지 방안 중 하나를 결정할 예정이다. 

◇ 수학B·영어 영역 난이도 상승 예상
개선위는 수능의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만점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험생들의 모의고사 성적 등을 분석해 만점자 비율이 3~4%를 넘지 않도록 난이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개선안이 실현되면 수능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난이도 안정화 방안에 따라 전년보다 올해 수학 B와 영어가 좀 더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영어 역시 EBS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난이도 상승이 예상 된다”고 내다봤다. 

수능 출제오류를 막기 위한 개선안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수능 출제위원을 선정하는 기관(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변화가 없는 한 공염불에 그칠 것이란 주장이다. 수능 검토위원으로 참여했던 A교사는 “수능 출제위원의 인력 풀을 다양화 하려면 결국 선정하는 사람이 바뀌어야 하는데 이번 개선안에는 그런 내용이 빠졌다”며 “개선안의 실효성이 의심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 2004년 감사원 감사에서 출제위원의 41.7%가 서울대 사범대학 동문이란 지적을 받고 인력풀을 확대하겠다는 개선안을 내놨지만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6일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이 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학년도 수능 출제위원 중 서울대 출신은 과학탐구에서 41.2%(34명 중 14명), 사회탐구에서 31%(42명 중 13명), 국어영역에서 30.6%(36명 중 11명)을 차지했다. 

A교사는 “역대 수능에서 총 5차례의 출제 오류가 발생했지만 여전히 출제위원은 했던 사람이 또 맡는 게 문제”라며 “최대 3회까지만 출제위원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한 번 수능 출제과정에 참여했던 인사도 ‘연속 4회’만 피하면 계속 출제·검토위원으로 선정될 수 있다. 
<기사 출처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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