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4일 수요일

성인병 쫓고 다이어트 돕는 대보름 ‘컬러푸드’


조와 검은콩, 찹쌀, 팥, 수수(왼쪽 아래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 유익한 성분을 많이 함유한 오곡과 이들 곡식으로 지은 오곡밥(가운데). 김호웅 기자 diverkim@
정월대보름 전날 저녁 지어먹는 오곡밥은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오곡이 잘되라는 의미로 쌀, 보리, 콩, 조, 수수 등 다섯 가지 이상의 곡식으로 지은 밥을 말한다. 올해는 음력 1월 15일인 정월대보름이 5일이니 바로 오늘이 집집마다 오곡밥을 짓는 날이다. 오곡밥은 원래 장수를 기원하는 음식의 하나로 신라시대 까치에게 감사하며 정월대보름 제사상에 올리던 약밥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실제로 오곡밥은 말 그대로 몸에 좋은 ‘약밥’이다. 오곡밥의 잡곡은 성인병 예방에 필요한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과거에는 끼니 대용의 구황작물이었던 잡곡이 현재는 웰빙 먹거리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오곡밥에 많이 들어가는 찹쌀과 조, 수수, 팥, 검은콩 등의 성분과 효능에 대해 알아보았다.

◇찹쌀 = 찹쌀은 소화가 잘되는 대표적인 곡식이다. 이는 전분 구조가 멥쌀보다 소화가 되기 쉬운 형태이기 때문이다. 멥쌀에는 아밀로펙틴과 아밀로오스 두 가지의 다당류가 들어있는데 찹쌀에는 아밀로오스가 없다. 아밀로오스가 없을수록 차진 성질이 강해진다. 따라서 오래 두어도 잘 굳어지지 않고 부드러워 소화가 잘된다. 특히 위산 과다, 위궤양, 급성 위염 환자들이 멥쌀에 찹쌀을 섞은 밥을 지어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찹쌀이 따뜻한 성질이라서 열이 많은 체질에는 오히려 소화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영양성분을 보면 찹쌀에는 비타민 E가 멥쌀의 약 6배가량 들어있다. 비타민 E는 피부를 보호하고 노화를 예방해주는 항산화비타민이다.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막을 보호해주고 심장병도 예방한다. 비타민 D도 많아 뼈에도 좋다. 찹쌀은 식이섬유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장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조 = 대보름날 오곡밥을 지을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조다. 시중에서는 좁쌀(粟米·속미)이라고 많이 부른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과 무기질 성분이 풍부해 환자의 회복식으로 좋은 곡식이다. 비타민 B1, B2, 니아신, 칼슘, 철분, 나트륨, 인, 섬유소가 다량 함유된 알칼리성 식품이다. 특히 조에서 주목할 성분은 비타민 B 성분이다. ‘정신건강비타민’으로도 불리는 비타민 B1은 신경계와 정신적인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비타민 B2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으로 결핍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된다. 니아신으로 불리는 비타민 B3는 탄수화물과 지방 등 음식물 대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성분이다.

◇수수 = 수수는 대표적인 성인병 예방 식품이다. 특히 고지혈증, 고혈당증 등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곡식으로 유명하다. 수수 추출물은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몸에 나쁜LDL 콜레스테롤 함량을 현저히 감소시키면서도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은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다. 또 지난해 농촌진흥청은 연구를 통해 수수가 혈전 억제에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당시 연구진은 수수 추출물에서 혈전 억제 활성을 나타내는 물질이 캠퍼롤(kaempferol), 살리실산(salicylic acid) 등 13개의 페놀성 화합물임을 밝혀냈으며, 혈액응고에 걸리는 시간을 알아보는 혈액 시험 결과, 수수 추출물이 혈전 예방약으로 사용되는 아스피린보다 같은 농도에서 약 1.9배 항혈전 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팥 = 팥은 대표적인 항산화식품이다. 팥의 붉은색은 항산화성분인 안토시아닌이 만들어낸 것이다. 한방에서 팥은 부종을 밖으로 내보내는 이수거습(利水祛濕), 해독하여 농을 배출하는 해독배농(解毒排膿) 효능을 지닌 약재로 통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신장기능이 약화되어 발생하는 부종, 특히 다리를 붓게 하는 각기병 환자들에게 팥물을 달여 복용시켰다. 현대에 들어와 이 같은 팥의 효능은 팥에 풍부한 비타민 B1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비타민 B1은 실제로 각기병 예방 효능을 지녔다. 팥이 지닌 신장에 대한 이 같은 효능은 이뇨작용과도 연관이 깊다. 이뇨작용이 혈액의 노폐물인 소변 배출을 도와 부기를 치료해준다. 팥의 이뇨작용에는 풍부한 칼륨도 한몫한다. 마른 팥 100g에는 무려 1180㎎의 칼륨이 들어있다. 

◇검은콩 = 블랙푸드의 대명사인 검은콩 역시 대표적인 안티에이징 식품이다. 특히 검은콩은 일반 콩보다 노화방지 성분을 4배가량 많이 함유하고 있다. 우선 중년 여성이 갱년기를 극복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에스트로겐호르몬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이소플라본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또 검은콩에는 레시틴 성분이 있어 두뇌에 영양공급을 원활하게 하며, 체내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콜린 성분은 체내의 기억력을 담당하는 아세틴콜린이란 재료로 두뇌발달과 치매 예방에 좋다. 기억력, 집중력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콜린성분은 피로감을 덜어주고 손발 저림을 완화해 준다. 팥과 마찬가지로 씨껍질에 함유된 안토시아닌 색소는 몸에 유해한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항산화작용을 해준다. 
<기사 출처 : 문화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