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7일 수요일

"1주일씩 잠들어요"...카자흐, '졸음병' 확산 공포

[앵커]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한 마을에서 원인 모를 졸음병이 급속도로 확산돼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한 번 잠들면 며칠씩 못 깨어나거나 심하면 환각 증세까지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발병 원인은 물론 치료법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이들이 졸음을 못 이겨 쓰러질 듯 비틀거립니다. 

카자흐스탄 북부 카라치 마을에 처음 졸음병이 발병한 건 재작년 4월. 

이후 전염병 번지듯 병이 퍼져 1년여 만에 환자가 680명으로 늘었습니다. 

주민 5명 가운데 1명 꼴입니다. 

[인터뷰:졸음병 환자 어린이] 
"학교 마치고 집에 가려다 비틀거리면서 잠이 들었어요. 친구가 절 일으켜서 집에 데려다 줬어요. (그리고 나서는?) 기억이 안 나요." 

졸음병에 걸리면 신체가 마비되거나 방향 감각과 기억을 상실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심한 경우 환각증세를 보이고 한번 잠들면 며칠 동안 깨어나지 못하기도 합니다. 

러시아 전문가를 비롯한 대규모 조사단이 현장과 환자들을 수차례 검사했지만, 아직 원인조차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카이르 아브두라흐마노프, 어린이병원 원장] 
"아이들 CT를 찍었더니 뇌에 부종이 널리 퍼져 있었어요. 하지만 신경에 저하 현상은 없었습니다. 뇌수막염 징후도 없어요. 아이들은 모든 질문에 완벽하게 대답합니다." 

주민들은 인근의 우라늄 폐광에서 유해물질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광산은 옛소련 시절 핵무기 제조 등을 위한 우라늄을 공급하다 1990년대 초 문을 닫았습니다. 

당국은 우선 마을 주민 전체를 서둘러 집단이주 시키기로 했지만, '졸음병'에 대한 궁금증과 두려움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기사 출처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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