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7일 수요일

국제유가 50달러선 붕괴… 희비 엇갈리는 한국 경제


여기 기름값이 국내 최저…“밑지며 팝니다” 국제유가가 5년8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7일 전국 최저가 주유소로 알려진 충북 음성 상평주유소 입구에 무연휘발유를 ℓ당 1385원에 판매한다는 간판이 세워져 있다. 이 가격은 정유사들의 휘발유 공급가격(1416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주유소는 휘발유를 밑지며 파는 대신 경유 판매를 늘려 손해를 보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영민 기자

ㆍ최경환 “큰 호재” 긍정 평가 불구 그리스 사태·디플레 우려 등 심화

두바이유에 이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 선이 붕괴됐다. 국제유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여기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와 물가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까지 겹치면서 연초부터 한국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49.81달러로 떨어지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5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앞서 6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48.08달러를 기록하며 1년 만에 반 토막 났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디플레이션은 주로 수요 부족으로 발생하는데, 이번 국제유가 하락은 공급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수요 측면에 따른 디플레이션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유가 하락은 우리 경제에 큰 호재”라면서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63달러 수준을 유지한다면 약 30조원의 실질소득 증대 효과가 있고, 기업의 생산비 측면에서도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중국·일본보다 2배 큰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유가 하락의 긍정적인 점을 부각시킨 것은 경제심리가 급속히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산유국과 신흥국, 러시아의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세계경제 전반의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유수출 의존도가 큰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등 일부 산유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크고 이런 위기가 타 국가로 옮겨질 경우 한국경제가 입을 피해가 생각보다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들은 이날 유가영향 보고서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 외에도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유가하락이 제품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는 기업과 달리 가계는 별 이득이 없을 것으로 봤다.

산업별 희비는 엇갈린다. 정유업계는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중대형차 판매 증가를 기대하면서 대중동 수출 부진과 친환경차 판매 부진을 걱정하고 있다.
<기사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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