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5일 수요일

수면 前後 미네랄 함량 적은 ‘단물’ 손발이 찬 사람은 톡 쏘는 ‘탄산수’



‘워터소믈리에 1호’ 이제훈 추천 ‘내 몸에 맞는 물 고르기’

물은 인간의 생명유지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인체의 60∼7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으며, 극심한 탈수 현상은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될수록 자주, 가능하면 충분하게 물을 마시는 것이 몸에 좋다는 것은 상식으로 통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떤 물을 어떻게 마시느냐다. 마침 생수시장에는 최근 다양한 기능성 생수가 선보이고 있으며, 와인감별사처럼 ‘맛 좋고, 몸에 좋은’ 물을 알려주는 ‘워터 소믈리에’도 등장했다.

무려 200여 명의 워터 소믈리에가 호텔과 유명 레스토랑, 백화점 등에서 활동 중이다. 그중에서도 국내 ‘워터소믈리에 1호’로 꼽히는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 이제훈(위 사진) 소믈리에로부터 ‘내 몸에 맞는 물 골라 마시기’노하우를 들어보았다.
 

흔히 생수 하면 미네랄 광천수 등을 먼저 떠올린다. 실제로 물의 맛을 정하고 맛있게, 건강하게 하는 대표적인 미네랄 성분은 칼슘(Ca), 칼륨(K), 규산(SiO2) 등이다. 얼마 전 한 조사에서 뇌졸중 사망률과 음용수의 미네랄 성분과의 관련성을 실험을 통해 알아봤더니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에 대해 상대적으로 칼슘이 적은 지역은 뇌졸중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음용수에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등 미네랄 성분이 균형 잡히게 들어 있는 지역은 사망률이 낮았다.

이 같은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물의 미네랄 함량은 건강 문제와 직결된다. 물의 효능을 말할 때 경수와 연수를 언급하는 것도 미네랄 함량을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경수와 연수는 경도에 의해 나누어지는데 경도란 칼슘과 마그네슘의 함유량을 말한다.


경수는 ‘센물’로 지칭하며 칼슘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물을 이른다. 지하수, 우물물, 강물 등이 경수에 속한다. 연수는 ‘단물’로도 표현하며 칼슘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의 함유량이 적은 물을 말한다. 빗물이나 수돗물, 증류수 등이 연수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미네랄 함량이 높은 경수가 몸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수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예방에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경수에 들어 있는 풍부한 칼슘은 산소를 활성화시켜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는 것을 도우며, 마그네슘은 항산화 효능이 뛰어나며, 평상시에 알칼리성인 인간의 체내가 몸이 피곤할 때 산성으로 기우는 것도 막아준다. 그러나 연수도 몸에 유익하게 작용할 때가 있다. 연수는 잠자기 전이나 잠에서 깨어날 때 좋다. 수면 전후는 인간 체내의 기관들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오히려 미네랄 함량이 적어 체내에 크게 변화를 주지 않는 연수가 좋다. 평상시에 인간의 몸은 알칼리성이므로 연수 중에서도 약알칼리성을 띤 물이 좋다.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탄산수도 분명히 유익한 효능을 지녔다. 탄산수는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다. 피로가 밀려올 때 우리 체내에서는 활성산소라는 해로운 물질이 발생하는데, 탄산수에 포함돼 있는 중탄산이온이 활성산소를 중화해 준다. 또한 탄산수를 마시면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간다. 그러면 몸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혈류량을 늘리게 된다. 이것이 수족냉증이나 어깨 결림에 탄산수가 효과적인 이유다. 탄산수는 최근 다이어트 음료로도 각광받고 있다. 탄산수는 열량, 탄수화물, 지방, 나트륨 등을 거의 함유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이산화탄소를 통해 장을 팽창시켜 포만감을 가져다주기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매끼 식사 30분 전에 탄산수를 마셔서 포만감을 높여주면 식사량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미네랄 함량에 따른 효능을 살펴보면 칼슘 함량이 높은 물은 골격형성 장애, 충치, 파상풍의 결핍증이 있거나 담석, 백내장 환자에게, 철분(Fe) 함량이 높은 물은 빈혈, 탈모증, 성장장애의 결핍증이 있거나 출혈, 구토 등의 증세를 보이는 이들에게 권해진다. 빈혈과 식욕감퇴, 심근경색, 적혈구의 이상 증가 현상이 나타난다면 구리(Cu)가 많이 포함된 물이 좋다.

한편 물을 맛있게 마시려면 약간 차가운 온도가 좋다. 가장 맛있게 느껴지는 물 온도는 약 섭씨 10도다.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에는 15∼17도 정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다. 실제로 그 같은 온도일 때 용존산소가 풍부하므로 가장 상쾌한 물맛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물을 끓이면 용존산소량이 줄어들어 약간 비리거나 입안에서 미끌미끌한 뒷맛의 여운이 남게 된다. 하지만 물속의 미네랄 함량에 변화는 없다. 또한 물을 끓이면 물 분자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이점이 생겨 인체 내에 흡수가 빠르게 되므로 몸이 피곤하거나 아픈 사람들에게는 찬물보다는 끓인 물 또는 미지근한 물이 좋다. 

물은 하루 중 언제 마시는 것이 좋을까. 수면 전후가 좋다. 취침하게 되면 5∼8시간 정도 수분 보충이 어렵다. 취침 30분 전 물을 마시면 자는 동안 혈액에 물이 투과되어 심장병, 뇌졸중 예방에 좋다. 기상 후 물 한 잔은 몸에서 빠져나간 수분 보충과 노폐물 제거에 매우 효과적이다. 수면을 취하고 있는 동안 전일에 먹었던 음식물들의 부산물과 피로로 인한 노폐물들이 체내에 쌓여 있으므로 수분을 섭취하여 몸 밖으로 자연스럽게 걸러내 주는 것이 좋다. 잠자리 머리맡에 두는 ‘자리끼’도 다 그러한 효능을 몸으로 알고 있던 선현들의 지혜에서 나온 산물이다. 
<기사 출처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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