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7일 화요일

침 뱉고 "개XX"…파리에서 유대인으로 산다는 것

한 남자가 길에서 마주친 유대인 기자를 향해 '개'라고 지칭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 News1

유럽 내 '반(反)유대주의'를 바탕으로 한 범죄가 이어지면서 유대인들의 불안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 유럽에서 유대인으로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 그 현실을 보여주고자 한 유대인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프랑스 파리의 길거리에 나섰다.

서유럽 최대 유대인코뮤니티를 가진 프랑스는 그나마 유대주의에 관대한 나라로 꼽혀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반이민 분위기가 고조되며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지난해에만 851건 신고됐다.

유대인 뉴스매체 NRG의 기자 비카 클레인은 유대인임을 나타내는 키파(유대교 전통 모자)를 머리에 쓰고 10시간 동안 말없이 파리 교외 곳곳을 걸었다. 에펠탑 근처에서 시작해 유대인 동네를 지나 무슬림 동네를 걸었다.

클레인 앞에서 함께 걸었던 사진작가의 가방에는 소형 카메라가 숨겨져 있었다. 카메라가 이날 촬영한 영상은 프랑스 사회에 만연한 반유대주의를 그대로 보여줬다.

길에서 클레인을 만난 어떤 무리는 갑자기 그를 '개'라고 칭하며 "저 개가 너를 물지는 않을 거야"라는 말을 한다. 이후 또 어떤 남자는 대놓고 클레인을 유대인'이라고 부르더니 계속 힐끗힐끗 쳐다보다 사라진다.

이어지는 영상에는 클레인과 마주치자 침을 뱉고 지나가는 사람, '팔레스타인 만세'를 외치는 사람도 있다. 클레인에게 '게이'라고 읊조리며 침을 뱉는 사람도 등장한다.

클레인은 실험 후기에서 "(나를 향한) 관광객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차분했다. (에펠탑에서) 더 멀리 나아갈수록 증오에 가득 찬 시선과 적대적인 발언, 위협적인 행동에 불안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슬림 동네에서 어린 소년과 히잡을 두른 그의 어머니를 만났다. 소년은 충격에 찬 얼굴로 '엄마 저 남자 여기서 뭐 하는 거에요? 죽임을 당할 거라는 걸 모르는 건가요?'라고 물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파리 샤를리엡도 테러 때 유대교 식품점이 공격당한 데 이어 15일(현지시간)에는 프랑스 북동부 지역에 있는 유대인 묘 300기가 10대 소년들에 의해 훼손되는 일도 있었다.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공격이 프랑스만의 일은 아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는 지난 14일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보이는 남성에 의한 유대교 회당 총격 사건이 있었다.

그러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럽은 더이상 유대인들의 안전한 천국이 아니다"라며 유럽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에게 이스라엘 이주를 권유하기도 했다. 실제 집단으로 이주하는 '제 2의 엑소더스'가 계획되기도 한다.

한편,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프랑스에 무슬림 이민자도 많지 않나. 그게 문제', '무슬림 문제에 당장 착수하지 않으면 그들이 우리를 죽게 할 것'이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유대인 기자가 10시간 동안 파리의 길거리를 걸으며 촬영한 영상>
<기사 출처 : 뉴스1>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