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9일 목요일

‘배부른 소크라테스’ 뇌섹 리치의 시대

누구나 자신이 가진 부(富)와 지적인 매력을 뽐내길 원한다. 최근에는 지적인 모습도 섹시한 매력으로도 비춰진다. 똑똑하면서 자신만의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는 남자를 뜻하는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이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부와 일정한 수준의 지식, 교양을 동시에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배부른 돼지’와 ‘배고픈 소크라테스’ 사이에서 무엇이 될지 고민한다. 

반면 1조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슈퍼리치는 부와 지식에 대한 욕망을 모두 포기하지 않는다. 육체적ㆍ정신적 쾌락을 모두 만족하는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되려 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 MS 창업자들인 빌게이츠와 폴 앨런 등이 대표적인 이들이다. 

마크 저커버그(30) 페이스북 창업자 [사진=게티이미지]모든 것을 가졌던 ‘혁신의 아이콘’ 고(故) 스티브 잡스(Steve Jobs) 애플 창업주도 정신적 쾌락을 갈망했다. 플라톤의 국가론 등 고전과 인문학에 심취해 있던 그는 생전에 “소크라테스와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기술을 모두 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뇌섹 리치 가운데 눈에 띄는 한 인물이 있다. 26세의 젊은 나이에 하버드대학과 메사추세추공과대학(MIT) 등에서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칠 정도로 천재였던 슈퍼리치다. 
  
제임스 사이먼스(77)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 명예회장[사진=게티이미지]
대학 교수였던 제임스 사이먼스(James Simonsㆍ77)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Renaissance Technologies) 명예회장은 비교적 늦은 나이인 44세 때 월스트리트 금융가로 진출, 수학을 활용한 예측으로 큰 돈을 벌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그의 순보유 자산은 140억달러(한화 약 15조5000억원)로 평가된다.

1961년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 미분기하학 박사학위를 딴 사이먼스 회장은 30세였던 1968년 미국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수학과 학과장에 오를 정도로 수학 천재였다. 

사이먼스 회장은 1974년에는 중국의 한 기하학자와 함께 독특한 기하학적 측정법인 ‘천-사이먼스 이론’을 만들었고, 2년 뒤인 1976년에는 미국수학협회가 주는 오즈월드 베블런상을 수상하는 등 수학계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는 1976년 학교를 박차고 나와 1982년 헤지펀드 운용사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창업했다. 이후 본격적인 퀀트펀드 금융 투자에 나서 많은 부와 명성을 쌓았다. 퀀트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투자를 결정하는 계량적 분석 펀드 기법이다.

2010년 은퇴 후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재단인 ‘사이먼스 재단’에 10억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등 제3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인문학 지식에 컴퓨터 프로그램 능력까지 갖춰야 하는 정보기술(IT) 업계에는 유독 뇌섹 리치가 많다.

폴 앨런(62)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사진=게티이미지]
아이큐(IQㆍ지능지수)가 공개된 슈퍼리치 가운데 IQ가 가장 높은 억만장자는 폴 앨런(Paul Allenㆍ62)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인 그는 천재들이 모이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가장 뛰어난 뇌섹남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2년 미국 비영리단체인 슈퍼스칼라(Super Scholar)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10인’ 중 한사람으로 선정됐다. 당시 공개된 IQ는 170이었다.

앨런은 1600점 만점인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의 동업자 빌 게이츠는 1590점이었다. 앨런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빌게이츠가 하버드대를 중퇴한 것처럼 워싱턴주립대를 2년 만에 중퇴했다. 
보유 자산이 170억달러에 달하는 앨런은 빌 게이츠와 함께 1975년 MS를 공동 창업했다. 1980년대 중반 경영 관점의 차이로 게이츠와 다툰 뒤 회사를 떠났다. 

그는 현재 우주 관광 시대를 열겠다는 원대한 포부로 세계 최대 비행기를 제작하고 있다.

뇌섹 리치 중에는 독서광이 많다. 그 가운데 빌 게이츠(Bill Gatesㆍ59) MS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ㆍ30) 페이스북 창업자는 독서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대표적인 부호다.

빌 게이츠(59) MS 창업자의 개인 블로그 게이츠노트닷컴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는 매일 아침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Journal)과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를 꼼꼼히 읽는다.

저녁에는 잠들기 전 한시간 동안 독서를 한다. 게이츠는 매주 책 5권을 읽고 자신의 블로그인 ‘게이츠노트닷컴’(gatesnotes.com)에 감상평을 적어 독자들과 해당 책을 두고 토론한다.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게이츠는 미국 작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을 자주 읽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게이츠의 자산은 792억달러에 달한다.

저커버그도 매일 한 권 이상 책을 읽는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그리스 로마신화를 여러 번 탐독할 정도로 독서를 즐겼다. 

특히 다양한 언어로 된 책을 읽는다. 그는 하버드대학 입시 원서에 영어 말고 읽고 쓸 줄 아는 언어로 프랑스어, 히브리어, 라틴어, 고대 그리스어를 적었다. 중국계 미국인인 아내 프리실라 챈과 결혼한 후에는 그의 가족과의 소통을 위해 중국어도 공부하고 있다. 

그는 또 올해를 ‘독서의 해(A Year of Books)’로 지정, 2주마다 책 한 권을 선정해 그 책과 관련해 대중과 토론을 진행 중이다. 저커버그의 자산은 334억달러에 이른다.
<기사 출처 :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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