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9일 월요일

7집 중 1집 '텅텅' 日 대도시 빈집 '골치'

[이브닝뉴스]◀ 앵커 ▶

지금 일본은 시골 만이 아니라 대도시에서도 빈집이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택 일곱 채 중에 한 채 꼴이라고 하는데요.

도쿄에서 유상하 특파원이 전해 왔습니다.

◀ 리포트 ▶

도쿄 롯폰기의 고층빌딩 바로 옆에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이 있습니다. 

벌써 10년 째 방치돼 거리의 흉물이 된 지 오랩니다. 

◀ 롯폰기 인근 주민 ▶
"집이 나무 넝굴로 덮여 버렸어요. 심각한 상태예요."

이처럼 땅값이 비싼 도쿄 도심에서도 담벼락이 부서지고 지붕이 무너진 채 버려진 집을 찾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일본의 빈 집은 모두 820만 호, 전체 주택 일곱 채 중 한 채 꼴이고 해마다 불어나고 있습니다. 

쓰레기로 가득찬 집이 생기는가 하면, 화재와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해 주변 집값 하락은 물론 점점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달 도쿄 인근 사이타마 현 주택가에선 연쇄방화사건이 일어났는데, 불에 탄 16채 중 6채가 빈집이었습니다. 

◀ 사이타마현 주민 ▶ 
"세를 놓은 집이었는데, 폐허처럼 변해서 불이라도 날까 무서워요."

빈집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살던 노인이 사망하거나 혼자 살 수 없어 시설로 들어가는 경우입니다. 

자녀에게 물려줘도 들어와 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다, 세가 나가지 않고 팔리지도 않으면 빈집이 됩니다. 

◀ 마키노 (부동산 투자분석가) ▶
"집 주인이 연로해서 노인시설로 들어가 버리고, 그 뒤에 자녀들이 살지 않게 된거죠."

공터는 주택보다 세금이 6배나 되고, 철거비용도 만만치 않아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오기하라 (투자분석가) ▶
"철거비용이 1천만원 이상 드는데, 적은 돈이 아니라서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아요."

일본의 주택은 20여년 전 버블경제 시기 급속도로 불어났고, 지금도 해마다 100만채씩 짓고 있습니다. 

반면, 갈수록 65세 이하 현역세대가 줄어들어 주택수요는 감소추세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빈집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자치단체들은 강제철거에 나서기도 하고, 공공장소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근본대책은 되지 못합니다. 

일본에서 빈집 문제는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 주택에 대한 과잉투자 이후에 닥친 경기침체를 반영합니다. 

점점 '일본병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유상하입니다.
<기사 출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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