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12월 열린 아랍어 위성방송 '알아랍 뉴스채널' 개국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 남성이 알아랍 로고가 떠 있는 화면 앞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개국 이튿날 방송 일시 중단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입바른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억만장자 기업가인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설립한 아랍어 위성방송 '알아랍 뉴스채널'이 1일 오후(현지시간) 개국해 24시간 방송을 시작했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 자리를 잡은 알아랍은 이날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살해된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씨 관련 소식을 첫 뉴스로 전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알아랍은 이어 바레인 정부가 IS를 지지하거나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자국민 72명의 국적을 박탈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바레인의 유력 반정부 인사 칼릴 알마르주크도 방송에 출연했다.
그러나 방송 이틀째인 2일 오전 정규 방송이 중단됐다. 알아랍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기술적·행정적인 문제'라며 곧 정상 방송이 재개된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바레인 국영 BNA통신은 바레인정보청(IAA)을 인용, "알아랍 채널이 기술적·행정적 문제로 잠시 방송 송출이 중단됐다. 알아랍 측과 문제를 해결 중이며 조만간 다시 방송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아랍어 위성방송으로는 1996년 개국한 카타르 왕실 소유의 알자지라, 2003년 문을 연 사우디 왕가 소유의 알아라비야, 2012년 아부다비 왕가의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흐얀이 영국 방송과 합작해 세운 스카이뉴스아라비아 등이 있다.
여기에 알아랍이 가세하면서 아랍어 위성방송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아랍어 위성방송들은 소유주의 정치적 관점을 보도에 반영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알아랍은 '전 세계 사건에 대한 편견 없이 객관적인 신선한 시각'을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말 카쇼기 알아랍 회장은 "어느 편도 들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 없이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만 제공하는 뉴스채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 일간 알와탄에서 일하다 2010년 이슬람 근본주의자와 종교경찰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쫓겨난 바 있는 카쇼기는 알아랍이 바레인에 본사를 둔 이유도 사우디가 독립적인 방송사는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알아랍의 설립자 알왈리드 왕자는 23일 타계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의 조카로 보수적인 사우디 왕가의 인사로서는 드물게 저유가 등 경제 문제에 대해 공개 발언을 해왔다.
알왈리드 왕자는 2013년 트위터에 사우디에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으며 같은 해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자신의 재산을 적게 평가했다며 해당 잡지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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