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3일 화요일

인도 ‘성폭력 비판 노래’ 검열 논란

가사에 ‘봄베이’ 썼다는 이유 심의기관 일부 삭제해 비판
“사랑하는 딸아 미안하구나. 내가 오늘(Today) 해줄 말은 이것뿐이란다. 네가 안전하게 살기를 바라지만 델리에서 봄베이(Bombay)까지 모두 그렇지 못해. 세상은 미쳐가고 있어. 무슨 말(Say)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잇따른 성폭력 사건 등으로 흉흉해진 인도에서 여성이 안전하지 못한 사회를 비판한 노래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심의기관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이 노래 가사 일부를 삭제해 네티즌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인디아투데이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최근 영화승인중앙이사회는 지난해 5월 발표된 가수 미히르 조시의 노래 ‘미안해’(Sorry)에 대해 제재 조치를 내렸다. 가사에서 수도인 ‘뭄바이’를 옛 이름인 ‘봄베이’로 썼다는 이유였다. 이 노래의 방송판에서 문제의 부분은 ‘삐’ 하는 소리로 덮였다.

봄베이는 ‘영국 식민지 시대를 연상시킨다’는 보수단체의 강력한 주장으로 1995년 뭄바이로 바뀌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여전히 습관적으로 봄베이라는 지명을 쓰고 있고 주식거래소와 고등법원도 예전 지명을 고수한다.

심의회가 뒤늦게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20일 새 회장이 된 영화감독 출신 파흘라즈 니할라니가 보수 집권당과 보수단체의 반발을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니할라니는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열렬한 지지자임을 밝힌 바 있다.

노래를 직접 만든 조시는 “라임을 맞추기 위해 봄베이라는 단어를 썼을 뿐, 이것을 검열한 것은 잘못됐다”며 “창작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사 출처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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