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3일 수요일

경북 문경새재



▲ 문경새재 1관문 주흘관. 한국관광공사 제공
  새재는 경북 문경과 충북 충주를 잇는 백두대간 옛길이다. 흔히 문경새재로 불린다. 주흘산과 조령산 마루를 넘는 영남대로의 한 구간이다. 조선시대 영남에서 한양으로 통하는 가장 큰 길이 영남대로였다. 길이가 360km에 달한다.

새재는 영남대로 구간 가장 높고 험한 고갯길로 꼽혔다. 제3관문 조령관이 새재 중에서 가자 높은데 해발 높이가 680m가 넘는다. 진도아리랑의 첫 구절에 문경새재가 등장한다. 당시 남도의 섬사람들이 과연 새재를 넘어 봤을까 싶지만 그만큼 새재의 험난함은 방방곡곡에서 유명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길에는 옛 사람들의 질곡이 서려있다. 한양에서 영남으로 부임하는 관리들의 행차, 청운의 뜻을 품고 과거길에 오른 선비, 괴나리봇짐을 멘 보부상들이 다 이 길을 넘었다. 이들의 이야기 짚어가면 걷기가 더 재미있다. 길이 잘 다듬어진 덕에 걷기도 편해졌다.

새재에는 주요 길목마다 관문이 있다. 이는 각 관문이 병사들이 주둔하던 성곽이었음을 의미한다. 임진왜란 때 왜병들이 새재를 넘어 한양까지 쳐들어오자 이후 수비를 위해 쌓은 것들이다. 상흔이 가신 지금, 각 관문들은 새재의 볼거리가 됐다. 특히 3관문인 조령관 앞 너른 잔디밭은 연인들의 가을 놀이터로 손색이 없다.

1관문인 주흘관에서 2관문인 조곡관을 거쳐 3관문인 조령관까지 길이가 약 6.5km다. 왕복 4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1관문에서 2관문까지는 대체로 길이 평탄한 반면 이후 3관문에 이르는 구간은 경사가 약간 급하다. 하지만 아이들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을 정도다. 자동차 2대가 교차할 만큼 길 폭이 넉넉한데다 정갈하게 정비가 잘 된 흙길이라 걷기에 적합하다. 가을에는 단풍이 화려하다. 특히 2관문에서 3관문 가는 길은 숲이 우거져 분위기가 호젓하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이어진 길 가운데 추풍령이나 죽령도 있었다. 그러나 이지역 선비들은 과거 보러 한양으로 갈 때 새재를 이용했다. 추풍령을 넘으면 낙엽처럼 과거에서 떨어지고, 죽령을 넘으면 이름의 이미지처럼 죽 미끄러진다고 여겼단다.

상인들과 물자도 새재를 통했다. 이들의 흔적도 오롯이 남았다. 주막터도 있고 객사로 쓰이던 조령원터도 있고 경상감사 이취임식이 열리던 교구정도 있다. 선비들이 급제를 빌며 소원을 적은 종이를 붙여 놓은 책바위도 볼거리다.
<기사 출처 : 한국스포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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