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1일 월요일

영혼의 쉼터 치앙마이에서 마음의 쉼표를…루앙프라방에서 발길따라 느림 여행


① 중국 운남성 서북부에 위치한 여강에는 만년설을 자랑하는 옥룡설산이 있다. 그 기슭에 자리한 흑룡담공원은 만년설이 녹은 물로 호수를 이뤄 맑디 맑다. [사진제공 = 하나투어]
미생에게 바치는 힐링여행지 4選

종합상사 회계부서에서 근무하는 장그래씨는 깊은 한숨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김 부장은 오늘도 아침부터 신경질을 내고 있고, 이리저리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이 대리는 밉상 짓만 골라 한다. 아, 이 지긋한 일상에서 벗어날 순 없을까. 이럴 때 필요한 게 힐링 투어다. 그래서 준비한다. 매일경제 투어월드팀이 지친 삶에 활력을 불어넣을 베스트 힐링 여행지 4곳을 선정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CNN, 뉴욕타임스 등 세계 유력 언론이 꼽은 전 세계 힐링 성지를 끌어모은 결과니 신뢰해도 좋다. 이 여행지, 기억해 두시라. 언제고 훌훌 털어버리고 떠날 때 꼭 필요할 테니.

'영혼의 쉼터' 치앙마이

② 태국 치앙마이 여행의 마지막은 노점에서 파는 길거리 음식을 맛보는 것이다. 호텔의 고급 뷔페 저리가라 할 정도로 다양한 음식의 향연을 누릴 수 있다. [사진제공 = 하나투어]
방콕에서 북쪽으로 700㎞가량 떨어져 있는 태국 북부 중심지 치앙마이. 도시 같은 번잡한 느낌은 없다. 날씨마저 쾌청한 날이 많아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잠시 시곗바늘을 멈춰 두고 소박한 여유와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치앙마이다. 아쉽지만 치앙마이에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없다. 하지만 그 대신 짙푸른 원시림이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의 기운을 불어넣는다. 

그렇다고 무한정 정적인 곳만은 아니다. 이국적인 열대우림을 헤치며 정글 동물과 맞닥뜨릴 수 있는 코끼리 트레킹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또 대나무로 만든 뗏목에 몸을 의지한 채 급류를 타고 한참을 내려가다 보면 짜릿함에 피로는 온데간데없다.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나 태국 특유의 중독성 있는 먹거리를 맛보는 것. 특히 노점에서 파는 길거리 음식의 향연은 호텔의 고급 뷔페 저리가라다. 치앙마이의 청담동이라 불리는 님만해민 로드의 아기자기하고 다채로운 볼거리 또한 여행의 백미 중 하나다.

'동양의 베니스' 여강

'중국, 어디까지 가봤니' 중국판을 제작한다면 윈난성 서북부에 위치한 여강을 빼놓을 수 없다. 여행 좀 다녀왔다 하는 이들 사이에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이곳은 신비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우선 1년 내내 녹지 않는 웅장한 설산인 옥룡설산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5500m에 달하는 주봉은 아직 누구에게도 정복당한 적이 없다고 하니 마치 영화 속 탐험가가 돼 오르고 싶은 충동마저 느껴진다. 

여강이 자랑하는 또 다른 힐링 포인트는 시내 한가운데 자리한 고성(古城)이다. 중국 4대 고성 중 하나로, 돌로 만든 다리와 시내 곳곳을 흐르는 맑은 물, 푸른 나무와 고풍스러운 집들이 한데 어우러져 왜 여강을 '동양의 베니스'라고 부르는지 증명한다. 여강 북서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대협곡 안에 위치한 호도협은 힐링의 절정이다. 실크로드보다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차마고도 마방이 그 옛날 보이차를 싣고 지나간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이곳은 페루 마추픽추, 뉴질랜드 밀포드와 함께 세계 3대 트레킹 코스로 꼽힌다.

'느려서 아름다운' 루앙프라방

③ 라오스 루앙프라방을 찾는 여행객이라면 꼭 들려야 하는 곳이 꽝시폭포. 코발트 빛 물색깔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사진제공 = 하나투어]
'빨리빨리'. 언제부터인가 한국을 대표하는 표현이 됐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는 이 말을 쓰기가 쉽지 않다. 아니, 아예 그들 사전에 없을 수도 있다. 그만큼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루앙프라방이다. 

유명 관광지에서처럼 급하게 무엇인가를 '인증'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할 필요가 없다. 느릿느릿 걷다 보면 발길이 머무는 그곳이 루앙프라방의 진짜를 만나는 순간이다. 또 혼자면 혼자인 대로, 둘이나 셋이면 그들과 호흡하며 시간을 만들어 가면 되는 곳 또한 루앙프라방이다.

무엇보다 매일 새벽마다 행해지는 탁발행렬은 인상적이다. 동이 트기 전인 새벽 6시쯤 거리에는 승려를 맞기 위해 줄지어 무릎을 꿇은 신도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자신이 받은 시주를 행렬 끄트머리에서 기다리는 더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은 이 의식이 단순히 나눔이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슴에 찡한 무엇인가를 새기게 한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인 만큼 볼거리 또한 풍부하다. 고풍스러운 불교사원과 함께 유럽식 건물이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이나 코발트빛 물색깔이 아름다운 꽝시폭포를 바라보고 있으면 두 눈이 즐겁다. 

'대자연의 날것' 토레스 델 파이네

남미 최남단, 그러니까 남위 40도 이하 지역을 파타고니아라 부른다. 파타고니아에는 푸른 옥색을 띠는 빙하와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더 푸른 호수, 그리고 3개 봉우리로 이뤄진 설산이 줄지어 있다. 이곳이 바로 지구 최고 또 최후의 대자연이라 불리는 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다.

200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 여행 중 가장 사진 잘 나오는 곳 등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자연이 날것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해발 3000m에 이르는 화강암 산을 걸어 오르는 트레킹은 토레스 델 파이네가 자랑하는 코스 중 하나다. 이곳 트레이드 마크인 뿔 모양 설산과 빙하호수, 곳곳에 서식하는 다양한 야생동물,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를 겪다 보면 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되새기게 된다. 일상에서 겪었던 치열한 경쟁이 무의미해진다. 특히 설산 정상 부근에 다다라야 보이는 그레이빙하로 형성된 그레이 호수는 꼭 들러야 한다. 보트를 타고 엄청난 두께의 빙하 덩어리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느낌은 그 어느 곳에서도 누리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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